행정 통합 논의 급물살에 지방선거 판 흔들
통합 단체장 선출 가시화, 출마자 유불리 엇갈려
단체장 유리한 전망속에 도전자들 속도조절 요구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행정 통합에 따른 통합 단체장 선출 가능성이 예상되면서 출마 예정자 셈법이 복잡해졌다. 통합 단체장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 선거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고, 선거구 확대와 비용 부담 등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해서다.
5일 정치권과 시·도 등에 따르면 대전과 충남에 이어 광주와 전남 행정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행정 통합을 전격 선언한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날 행정 통합 추진기획단 현판식을 개최한 데 이어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신속하게 논의하고 있다. 특히 행정 통합을 적극 지원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9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국회의원 등을 청와대로 초대해 오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따라서 이 자리가 행정 통합 논의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민주당 소속 대전·충남 국회의원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갖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한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문제이자 수도권 과밀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통합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행정 통합을 강조했다.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뽑으려면 2월까지 기존 시·도를 없애고 새로운 통합 지방정부를 만드는 특별법을 만들고 의회와 주민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 늦어도 4월 이전까지 당내 경선을 마무리해야 통합 단체장 선출이 가능해진다. 이런 빠듯한 일정을 고려해 이미 민주당 국회의원 중심으로 특별법을 발의한 상태다.
이처럼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국회의원을 비롯해 출마 예정자 셈법도 훨씬 복잡해졌다.
통합 단체장 선거가 치러지면 그동안 단일 선거구 중심으로 진행됐던 여론조사가 무의미해진다. 특히 시·도에 따라 출마 예정자 인지도 편차가 극심해져 새로운 선거운동이 절실해진다. 최근 대전시장과 충남지사 출마 예정자들이 고향이나 출신 고등학교 등 ‘연고 찾기’에 나선 이유도 마찬가지다. 선거 비용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중도 포기도 예상된다.
정치권에선 이런 변화가 현직 시·도지사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기존 여론조사 1위가 큰 의미를 갖기 어렵게 됐다”면서 “인지도가 높은 현직 단체장이 유리한 구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석처럼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행정 통합에 적극적이다.
반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린 민형배 국회의원(광주 광산을)이나 선두를 근접하게 추격해 온 신정훈(전남 나주·화순)과 주철현 국회의원(전남 여수) 등은 오는 2030년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뽑자고 주장하고 있다.
통합 단체장을 선출할 경우 ‘새로운 인물을 뽑자’는 여론이 강하게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도까지 통합해 ‘초광역 지방정부’를 만든 만큼 ‘역량이 있으면서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 지역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인물론이 부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충청권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광주·전남에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단체장 출마를 준비 중인 한 국회의원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행정 통합을 논의해서는 절대 안 된다”면서 “주민 수용성이 중요한 만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