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공데이터 톱100’ 무엇이 달라질까

2026-01-07 13:00:01 게재

재난·의료·판결문까지 총망라

‘바로 쓰는 데이터’로 정책 전환

행정안전부가 ‘인공지능(AI)·고가치 공공데이터 톱100’을 선정해 공개했다. 단순히 공공데이터를 많이 개방하는 정책에서 벗어나 AI가 실제로 학습·분석·추론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선별해 제시함으로써 AI 민주정부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재난·안전, 보건·의료, 법제 분야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데이터가 다수 포함됐다. 이에 내일신문은 ‘공공데이터 톱100’ 공개의 의미와 정책적 배경을 살펴보고 재난·안전 데이터와 의료·법제 데이터를 차례로 분석한다. <편집자주>

행정안전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 국제회의실에서 관계부처와 함께 제6기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2차 회의를 열고 △AI·고가치 공공데이터 ‘톱100’ 선정 △AI-Ready 공공데이터 관리방안 △제5차 공공데이터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기본계획 등 3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2차 회의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6기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2차 회의에 앞서 민간위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행안부 제공

특히 이날 선정·공개한 AI·고가치 공공데이터 톱100은 공공데이터 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많이 개방’에서 ‘바로 쓰는 데이터’로 = 그동안 정부의 공공데이터 정책은 개방 건수와 범위를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중앙부처와 지방정부가 보유한 통계와 행정정보가 대거 공개됐지만 실제 활용 현장에서는 “목록은 많지만 쓸 수 있는 데이터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공공데이터 정책의 한계는 더욱 분명해졌다. AI 학습과 분석에는 일정한 형식·구조·품질을 갖춘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기존 공공데이터는 사람의 열람을 전제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다. 데이터는 공개돼 있었지만 AI가 바로 활용하기에는 가공과 정제가 추가로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톱100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결과로 읽힌다. 공공데이터를 행정 참고 자료나 공개 목록 차원에서 관리하는 데서 벗어나 AI 활용 가능성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다시 선별했다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 결이 다르다. 단순 개방이 아니라 활용 성과까지 정책 목표에 포함시키겠다는 방향 전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톱100은 민간기업과 국민 수요조사,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발굴된 수천건의 후보 데이터 가운데 AI 학습과 분석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만을 추려 구성됐다. 재난·안전, 보건·의료, 법제, 환경·기후 분야가 핵심 축이다. 산업재해 사고정보와 예방 조치 데이터, 의료영상 데이터, 판례와 행정처분 정보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공공데이터를 행정 내부 활용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AI 기반 정책과 서비스의 기초 자원으로 삼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공공데이터 정책이 산업 정책과 보다 밀접하게 연결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AI 민주정부를 뒷받침하는 데이터 정책 전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I-Ready’ 개념 도입, 관리 책임 확대 = 톱100과 함께 제시된 ‘AI-Ready 공공데이터’는 AI가 학습·분석·추론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의 형식·구조·품질을 사전에 정비한 데이터를 의미한다. 기존 공공데이터가 사람의 열람과 확인을 전제로 했다면, AI-Ready 데이터는 기계 활용을 전제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행안부는 원천 데이터 단계부터 정제·가공·개방까지 이어지는 관리 기준을 마련해 공공데이터 활용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부처·기관별 데이터 관리 역량 차이, 표준화 수준 격차는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공공데이터 톱100은 정책의 출발점이다. 실제 활용 성과가 이어질지 여부는 이후 운영과 관리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명재 연세대 교수는 “공공데이터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AI 혁신을 이끄는 핵심 기반”이라며 “위원회가 민관의 역량을 모으는 구심점이 되어 공공데이터 활용 기반 강화를 통해 AI 3대 강국 도약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번 전략위를 통해 공개되는 AI·고가치 공공데이터 톱100이 민간에 적극 활용돼 AI 산업 발전에 새로운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AI시대에 발맞춰 정부는 공공데이터가 민간에 활발히 개방·활용될 수 있도록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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