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계엄은 잘못된 수단…국민께 사과”
135일 만에 쇄신안 … “계엄·탄핵의 강 건너겠다”
윤리위 징계 충돌, 쇄신안 성패가 내홍 향방 가를 듯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7일 ‘이기는 변화’란 제목의 쇄신안을 공개했다. 지난해 8월 26일 당 대표로 선출된 지 135일 만에 내놓은 쇄신안이다. 장 대표는 이날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장 대표 쇄신안에 대한 당내 평가와 윤리위의 친한계 징계안이 당 내홍의 갈림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청년 중심 정당” 의지 = 장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쇄신안을 전격 공개했다. 당내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장 대표에게 중도확장 전략이 담긴 쇄신안을 요구해왔다. ‘계엄 사과’와 ‘윤석열과의 절연’에 대한 압박도 잇따랐다.
장 대표는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로 회견을 시작했다. 장 대표는 “비상계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며 말문을 연 뒤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 우리 국민께 큰 혼란과 불편을 드렸다.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지켜온 당원들께도 큰 상처가 됐다. 국정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이 점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과거에 잘못된 부분을 깊이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 국민과 당원들께 상처 드리는 일은 반복하지 않겠다. 국민의힘이 부족했다”며 “과거의 일들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계엄에 대한 사과 뜻을 밝혔지만,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대목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당 혁신 방향으로 “청년 중심 정당, 전문가 중심 네트워크 정당, 그리고 국민·공감·연대 세 축으로 당의 외연을 확장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청년 중심 정당 관련해선 2030으로 구성된 ‘쓴소리 위원회’를 당 상설기구로 확대하고 ‘2030 인재 영입 공개 오디션’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국민공감 연대’를 강조하면서 ‘약자와의 동행위원회’를 ‘함께하는 위원회’로 확대개편하고 전국 254개 당협에 상설기구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 약자를 위한 정책을 담당할 당내 부서를 신설하고 당 대표 노동특보도 임명하겠다”고 했다.
이번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선 ‘공천비리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과거 뇌물을 비롯한 비리 전력이 있는 인물은 공천 자격을 원천 박탈하겠다고 말했다. 일정 규모 이상 기초단체장 공천을 중앙당에서 관리하고, 당내 주요 현안에 대해 일정 수 이상 당원의 요구가 있으면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전 당원 투표’를 하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유출, 해당 행위” “김건희 팬클럽” = 앞서 국민의힘은 6일 친한계 징계를 논의할 윤리위 구성을 놓고 또 충돌했다. 장 대표가 지난 5일 임명한 윤리위원 7명은 6일 1차 회의를 열어 윤민우 가천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호선했다. 윤리위와 장 대표측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했던 윤리위원 명단이 유출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윤리위는 “윤리위원 명단 비공개 원칙을 어기고 명단이 언론에 공개된 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당 지도부에 사실관계 확인과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SNS를 통해 “윤리위원 같은 주요 당직 인선에 대해 이름뿐 아니라 이력까지 통째로 유출시킨 것은 누가 봐도 악의적 기행”이라며 “일부 윤리위원 사퇴로까지 이어진만큼 지도부 결정 자체에 반기를 든 해당 행위로 엄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친한계(한동훈)는 징계 심사를 맡게 된 윤리위원 면면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와 연관이 있거나, 통진당 및 민주당 지지선언 전력이 있거나, 사이비 교주 정명석 변호인단에 속해 있던 인사들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윤민우 위원장을 겨냥해 “2023년 4월 주간조선에 기고한 글을 보면 혹시 김건희 팬클럽인 ‘건사랑’ 회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김건희를 옹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이버 전문가, 징계 포석? =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 쇄신안에 대한 평가와 윤리위가 결정할 친한계 징계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쇄신안과 징계안에 따라 내홍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친한계 의원은 7일 장 대표 쇄신안 발표 전에 가진 내일신문 통화에서 “장 대표가 지금이라도 계엄에 대해 진솔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윤석열과의 완전한 절연을 선언한다면 민심이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윤리위가 8일 논의하는 친한계 징계안도 변수다. 윤민우 위원장은 사이버안보 전문가로 분류된다. 한 전 대표 가족이 연관된 ‘당원게시판 의혹’을 겨냥한 인선이라는 해석이다. 윤리위가 한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중징계를 내린다면 내홍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