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양당 독점은 ‘빈약한 민주주의 토양’ 탓

2026-01-08 13:00:42 게재

공생·담합구조에 안주해 정치개혁 외면

기득권 깰 체계적 ‘민주시민 교육’ 절실

거대 양당의 공천헌금, 종교와의 유착 등 의혹과 12.3 비상계엄 등 국민에게 부여된 권한을 남용하는 행위 등은 ‘빈약한 민주주의 토양’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수 의석을 앞세워 입법독주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이나 12.3 비상계엄을 지지했던 국민의힘 모두 민주주의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을 외면했다.

또 양당 모두 국고보조금과 교섭단체 기준 조정, 연동형비례대표제 실행 등 기득권을 깨기 위한 정치개혁에도 소극적이었다.

조국혁신당 정춘생(가운데), 차규근(왼쪽), 신장식(오른쪽) 의원이 6일 국회에서 돈 공천 근절을 위한 혁신당 대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대양당의 독과점을 공고하게 만드는 ‘승자독식’ 선거제도와 ‘재정적 토대’ ‘높은 교섭단체 기준’ 등에 대한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생, 당원 등 민주시민 교육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실행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다양성 대화 타협 등 민주주의 토양을 공고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정치개혁특위가 구성됐지만 가동되지 않고 있다. 첫 회의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지방선거가 5개월도 채 남지 않았지만 선거구 획정도 이뤄지지 않았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질수록 거대양당에 유리하다. 기호 1번과 2번을 받는 거대양당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표를 받기가 쉬워진다는 얘기다.

거대양당은 득표율이 의석과 가까워지도록 구상한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연거푸 무력화했고 신생정당이나 소수정당의 물적 토대를 높이려는 국고보조금 조정, 국회 운영에 소수정당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교섭단체 기준을 하향조정하는 방안 등이 담긴 법안을 제대로 심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7월에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등 12명은 교섭단체 기준을 20명에서 10명으로 낮추는 국회법 개정안을 내놓았고 같은 해 9월에 법안소위로 넘겨졌지만 단 한차례의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홍근 의원은 15명으로, 민형배 의원은 10명으로 낮추는 법안을 각각 지난해 5월과 7월에 내놨지만 역시 법안소위에서 잠자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이 법안들의 공동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재명정부 국무총리인 김민석 의원(22대 총선 당시 민주당 상황실장)은 “교섭단체 기준을 현행 20명에서 낮추겠다”고 공약했지만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거대양당의 물적 토대인 국고보조금이 정당 자생력을 약화시키고 배분 자체가 편향적인데다 감사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불투명성 때문에 “없애자”는 의견과 “소수정당, 신생정당 배분을 늘리자”는 목소리도 무시됐다.

중앙선관위는 2021년에 “교섭단체 구성 정당에 100분의 50을 균등하게 분할해 배분·지급하는 것을 폐지하고, 소수정당에 더 많은 비율이 배분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이상민 전 의원이 정성호 장철민 의원 등과 함께 교섭단체 국고보조금 비율을 낮추고 소수정당의 비율을 높이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냈지만 단 한차례의 논의도 없이 폐기됐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한 것 역시 거대양당이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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