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징계 초읽기…5년 전 ‘이준석 사태’ 악몽 재연되나
윤리위, 이번 주 결론 관측 … “윤리적·정치적 책임” 중징계 무게 실려
5년 전 윤석열-이준석 갈등 끝 징계 … “정권 몰락 시발점” “분열 초래”
◆장동혁-한동훈 직접 공방 나서 = 13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윤리위는 이번 주 ‘한동훈 징계’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늦어질수록 잡음만 커진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에 대해 정치적·윤리적 책임을 물어 징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윤민우 윤리위원장은 지난 8일 “행위의 법적인 책임뿐 아니라 윤리적 책임 및 그 윤리적 책임으로부터 파생되는 직업윤리로서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원게시판 의혹’의 법적 책임은 수사기관 판단에 맡기되, 윤리적·정치적 책임은 윤리위가 징계로 묻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리위 내부에서는 중징계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 수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로 나뉜다. 제명은 최고위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탈당 권유는 징계 결정 이후 10일 이내 탈당하지 않으면 곧바로 제명하게 된다.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결정을 앞둔 12일 장동혁 대표와 한 전 대표는 징계를 둘러싼 공방에 직접 나서 눈길을 끌었다. 장 대표는 이날 KBS TV ‘사사건건’에 출연해 “통합이나 연대도 좋지만, 당의 원칙과 기강을 세우는 문제와 통합·연대의 문제는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당의 기강과 질서를 세우기 위해 윤리위를 둔 이상 윤리위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읽혔다. 한 전 대표는 SNS를 통해 “공당이 당원이 하지도 않은 일을 조작해서 누명을 씌우고 법관 출신 윤리위원장이 징계해줄 것 같지 않자 입맛대로 징계해줄 당무감사위원장, 윤리위원장을 찾아내 마구잡이로 징계해도 아무 문제가 안 되는 선례를 남겨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사태서 교훈 못 얻어” = 윤리위가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확정하면 이는 5년 전 ‘이준석 징계 사태’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22년 3.9 대선을 앞두고 이준석 당시 대표와 사사건건 충돌하던 친윤(윤석열)은 대선 직후인 같은 해 7월 윤리위를 앞세워 이 대표에 대해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등 사유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내렸다. 현직 여당 대표에 대해 사상초유의 징계를 강행한 것. 윤리위는 석 달 뒤에는 친윤계 의원들에게 막말을 한 사유 등으로 당원권 정지 1년을 추가징계했다.
이 대표 징계는 사실상 ‘윤심’(윤석열 마음)으로 읽혔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당시 “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며 자신에게 굽히지 않았던 이 대표에 대해 분노했고, 윤 전 대통령 의중을 읽은 친윤이 앞장서 ‘이준석 축출 프로젝트’를 감행했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속내는 훗날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에서 본의 아니게 드러나기도 했다.
친윤은 이 대표를 쫓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야권에서는 ‘이준석 축출 프로젝트’가 윤석열정권 몰락의 시발점이었다고 본다. 당내 다른 목소리를 인정하지 않았던 ‘윤석열의 독선’이 훗날 시대착오적인 계엄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징계를 받은 이 대표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했다. 이 대표 축출이 결국 야권 분열까지 초래한 것이다.
국민의힘 인사는 13일 “반탄파(탄핵 반대)인 당 주류가 찬탄파(탄핵 찬성)인 한 전 대표에 대한 분노 때문에 축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5년 전 ‘이준석 축출 프로젝트’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