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단속 과태료를 지방세로"
기초·광역의회 전환 촉구
‘부과 목적’ 논란도 우려
무인교통단속 과태료를 지방세로 전환하거나 지방 귀속을 확대하자는 요구가 지방정부와 지방의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교통 단속이 재원 확보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아 제도 변화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12일 제주에서 열린 임시회에서 무인단속 과태료의 지방세입 전환 또는 지방 귀속 확대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경기 양주시의회, 지난해 12월 18일에는 충북 충주시의회 등 개별 지방의회 차원의 요구가 이어진 데 이어 시도의회의장협의회까지 나서며 논의가 전국 단위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1월에는 최민호 세종시장이 간부회의에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지방정부나 지방의회가 제시하는 논리는 비교적 명확하다. 무인단속장비 설치와 유지·보수, 운영 인력 투입 등 비용은 지방정부가 부담하는데 단속으로 발생한 과태료 수입은 대부분 국고로 귀속돼 재정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단속으로 발생한 재원을 지역 교통안전 시설 개선과 사고 예방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교통 여건과 단속 수요가 지역별로 다른 만큼 과태료 수입을 지방재정으로 환원해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대 논리도 만만치 않다. 과태료를 지방세로 전환하면 교통 단속이 안전 확보 수단이 아니라 재원 확보 수단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단속 실적이 세입과 직접 연결되면 공정성 논란과 주민 반발로 이어질 수 있고 교통 행정에 대한 신뢰 훼손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앙정부 재정 관리 측면에서의 부담도 쟁점이다. 과태료 수입의 지방 귀속을 확대할 경우 국가 단위 교통안전 정책과 재원 배분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태료를 지방세로 전환하기보다는 목적기금 조성이나 일정 비율 배분 등 절충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지방정부 관계자는 “논의가 무르익은 만큼 전면 지방세 전환이 적절한지, 아니면 부분 귀속이 현실적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국회 논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