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총선’ 된 재보궐 선거, 민주당 독주 시험대
당선무효·사퇴 잇따라 15곳 넘을 수도
공천헌금 의혹 속 공천관리 변수 부상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최대 20여곳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니총선급으로 판이 커지면서 여야가 대응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의 당선무효·사퇴 등으로 이뤄지는 선거가 주를 이뤄 여당이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14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6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확정된 곳은 인천 계양을·충남 아산을·경기 평택을·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다. 인천과 아산은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고, 평택과 군산은 신영대·이병진 의원이 지난 8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되면서 재보선이 추가로 확정됐다. 여기에 양문석(경기 안산갑) 민주당 의원은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았고, 송옥주(경기 화성갑) 의원도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4월 30일까지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또 현역의원 다수가 6월 지방선거 광역단체장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공천을 4월 20일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재보선 후보자 공천 일정도 이에 맞춰 진행될 공산이 크다. 공천 결과에 따라 이들이 의원직에서 사퇴할 경우 재보선 선거구가 15곳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재보선이 수도권과 충청·호남·영남 등 전국에서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 미니 총선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집권 초반부 전국단위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는 점에서 여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과 행정·입법권을 장악하고 있는 여권 독주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엇갈린다. 특히 정권교체의 직접적 원인이 된 내란사태에 대한 사법부의 1차 판단이 내려진 후 실시되는 선거라는 변수가 있다. 여기에 재보선 선거구 다수가 민주당 소속 의원의 지역구인 상황에서 민주당의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한 내홍이 어떻게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여당이 국정동력을 공고히 하느냐, 아니면 조기 심판론에 직면하느냐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단위 선거다. 내란심판을 전면에 걸고 대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내란종식을 앞세워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윤석열 내란재판 관련 1심 선고가 이뤄진 후 실시된다는 점에서 여권 우위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연초 여론은 여당 우위 양상을 보인다. 지난 9일 한국갤럽 조사(6~8일. 가상번호 전화면접. 10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11.6%.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정당지지도는 민주당 45%, 국민의힘 26%, 무당층 21%였다. 중도층은 민주당 48% 국민의힘 16%였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여당 지지도는 40% 내외, 국민의힘 20%대 중반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6월 지방선거 전망과 관련해선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43%,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33%였다. 지난해 12월 3%p였던 양론의 차이가 10%p로 커졌다.
임기 중반부에 들어가는 이재명정부 국정운영과 민생경제 성과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띨 수 있다.
현재의 여론지형이 여당에 유리한 측면이라면 재보선 상당수가 민주당 의원들의 사퇴나 당선무효로 실시된다는 점은 위험요소다. ‘또 민주당 후보를 선택해야 하나’라는 피로감과 후보 도덕성 등에 대한 눈높이가 강화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단체장부터 지방의원, 재보선 후보까지 다 같은 당 후보를 찍는 줄투표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역으로 견제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김병기·강선우(무소속) 의원이 연루된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한 논란이 끼칠 영향도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은 재보선 공천은 전략공천을 원칙으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최근 열린 지방선거기획단 회의를 마친 뒤 “보선은 전략 공천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공천에서 권리당원의 투표를 통한 공천룰을 적용하는 것과 대비된다. 공천잡음 차단과 시스템 공천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쟁자인 야권지형의 변화도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국민의힘이 당명 변경 등 변신을 도모하며 정권 견제론을 강하게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으로 활동했던 조국혁신당이나 진보당 등과 경쟁을 벌어야 하는 점도 변화된 상황이다.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5일 “이재명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레드팀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민주당에 비판적 목소리를 낼 것을 예고했다. 조 대표는 또 민주당 공천헌금 문제에 대해 “도덕성 문제를 강탈한 사건”이라며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소속 의원이 재보궐 원인을 제공한 선거구에서는 후보자를 공천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명환 박준규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