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우려스러운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1월 12일 두 법안이 입법예고 됐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심히 우려스럽다. 기존 검찰청의 권한과 인력 및 기능과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단순히 조직을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분리하는 차원에 그쳤다. 추후 검찰에 우호적인 상황을 맞이하면 통합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공소청 수장 명칭을 없어져야 할 명칭인 검찰총장으로 정한 것에서 그런 의도가 짙어졌다.
두 법안을 내놓은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꾸려질 때 핵심인력 절반이 현직 검사와 수사관으로 구성되고, 이를 도울 자문위원회에 친검찰 성향의 인사들이 많은 것을 보고 반개혁적 법안이 나오겠다는 예상을 했는데 현실이 되었다. 개혁의 대상에게 개혁의 작업을 맡긴 결과다.
공소청법안에서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명확하게 차단하지 않고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할 여지를 둔 것은 꼼수다. 이렇게 남겨진 논란거리는 올해 10월 2일 시행되어야 할 두 법안의 시행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이로써 검찰청 조직은 수명연장이 될 수 있다.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고집하는 숨은 의도는 공소청에 수사 부서와 인력 및 관련 예산을 남겨 두려는 것이다. 현재 검찰청에는 2100명에 달하는 검사들 외에 약 7000명에 이르는 수사관들이 있는데, 이들 중 일부가 중수청으로 가더라도 남은 인력은 보유하려는 것이다. 현재도 검찰은 송치된 사건에 대한 직접 보완수사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로 보완수사 요구를 하고 있다.
보완수사권 유지, 수사기소 분리원칙 어긋나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내세우는 명분은 수사와 공소의 효율성, 그리고 범죄피해자 보호다. 공소권을 가진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실체적 진실 발견이 수월하고 만일 그렇지 않으면 절차 지연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논리다.
‘조서재판’의 위험성이 기소단계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조서재판은 공판중심주의에 어긋나지만 이른바 ‘조서기소’는 수사와 기소의 비밀성 원칙에 부합한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권을 갖는 것이 보완수사 요구권을 갖는 것보다 형사절차의 효율성 내지 진실 발견 측면에는 부합한다. 그러나 형사절차의 주된 목적인 범죄자의 인권보장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형사절차의 또다른 목적인 정의실현 내지 범죄피해자 보호를 우위에 둘지, 아니면 범죄자의 인권보장에 중점을 둘지는 형사절차에 관한 정책적 결단의 문제다. 그런데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원칙에 따라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려는 이유는 그 남용과 폐해가 지나치게 컸기 때문이다.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행사는 수사-기소권 분리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이 원칙은 철저하게 관철돼야 그 취지에 부합할 수 있다. 공소청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권을 행사하면 송치받은 사건을 왜곡하거나 사건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나 검사 출신 교수·법조인들은 검사가 진실을 밝혀낸 사건만을 언급하며 직접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건이 훨씬 많고 심각하다. 예컨대 스폰서로부터 별장 성접대를 받았던 김학의 사건의 경우 경찰이 비디오 영상 및 피해 여성들의 진술 등 명백한 증거를 확보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사는 그 증거들의 신빙성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직접 보완수사를 한 후 결국 불기소결정을 했다. 보완수사는 송치받은 사건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지만 언론인들의 윤석열에 대한 명예훼손사건 수사에서 보듯 검찰은 동일성이 부정되는 범위로 확장했다.
훗날 검찰청 복원 염두에 둔 건 아닌지
현행 검찰청처럼 공소청의 조직을 법원의 심급구조에 맞춰 구성해 고등공소청과 대공소청을 둔 것, 중수청의 수사인력을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한 것, 중수청이 우선적 수사권을 갖도록 한 것 모두 훗날의 검찰청 복원 계획 같다.
현재 검찰의 수사권 대상인 부패·경제범죄 외에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범죄를 중수청의 수사대상으로 확대한 것, 중수청의 사건 처리에 대해 행안부장관의 지휘·감독권을 허용한 것은 퇴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