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장관의 이례적 환율 ‘구두 개입’
구윤철 부총리 만난 베선트 미 재무장관
“원화약세는 견고한 한국경제와 안어울려”
뉴욕외환시장서 원달러환율 1464원으로↓
미국 재무부 스콧 베선트 장관이 원화 가치의 급격한 약세에 우려를 표하며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놨다. 재정경제부 안팎에선 외환시장 불안으로 한국의 대미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 재무장관이 원화가치 하락을 우려해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15일 재경부에 따르면 베선트(사진 왼쪽) 장관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을 방문한 구윤철(사진 오른쪽)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만나 양자면담을 갖고 한국의 외환시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베선트 장관은 “최근 원화의 약세는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며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산업 분야의 뛰어난 성과를 포함해 한국의 인상적인 경제적 성과는 한국을 아시아에서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두 개입성’ 메시지는 이례적이란 평가다. 통상 미국 재무장관이 외국의 통화 가치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언급을 하더라도 해당 국가가 의도적으로 통화 가치를 낮추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로 국한됐기 때문이다. 양측이 만난 지 이틀 만에 나온 메시지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 정부와 사전 교감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미 양국의 공동발표 (팩트 시트)에서도 ‘외환시장 안정’ 부분에서 “양국은 양해각서(MOU)상 공약이 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상호 이해에 도달했다”고 명시했다.
이례적 구두개입에 외환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15일(한국 시각) 새벽 2시 기준 뉴욕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9.70원 내린 1464원에 거래를 마쳤다. 10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도 1466원대로 내렸다. 정부 관계자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대미투자를 앞둔 한국 정부의 원화약세 방어를 뒷받침하기 위한 메시지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미 경제협력의 핵심 축인 대미 투자 이행 과정에서 환율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지면 양국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란 해석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