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이재명정부 실험 ⑤ 검찰개혁 완성

‘견제 없는 경찰’ 대안 찾기 ‘진통’ 예고

2026-01-15 13:00:02 게재

보완수사권·중수청 이원화 ‘쟁점’ … 속도전도 논란

“검찰, 수사 관여 안 돼” … “경찰수사 제대로 안 되면?”

검찰개혁 완성을 위한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 제정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청와대와 법무부의 의견이 반영된 정부안에 여당 강성 지지층과 강성 의원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공론화에 들어갔다. 견제 없는 검찰의 독점적 지위를 그대로 경찰에게 이관하는 것에 대한 대안을 찾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쟁점은 공소청의 검사가 보완수사권 등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둘 것인지와 중수청을 검찰 조직과 비슷한 이원화 체제로 만들지 여부다. ‘검찰의 수사 완전 배제’와 ‘국민 피해 최소화’ 대결 구도로 프레임이 짜이는 모습이다.

정부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의 경우 논의 과제로 남겨뒀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행사가 가능한 형사소송법에 대해 개정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것은 보완수사권 유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찰 수사의 전부 송치는 ‘중수청 수사 개시 즉시 통보’ 조항을 통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중수청 구조를 현재 검찰의 ‘검사-수사관’과 비슷한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체제로 전환한 부분에 대해 민주당 강성 의원들은 ‘제2의 검찰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정부 고위 관계자는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은 검사와 수사관, 경찰을 일원화했을 경우에 나타날 어려움을 고려한 것이고 검찰과 같이 상하관계가 아닌 대등한 협조 관계라는 점과 상호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안 돼”, “국민 인권 생각해야” =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을 낸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민형배 의원은 검찰이 수사에 개입할 여지를 줘선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 △보완수사권 불가 △중수청 이원화 불가 △설 연휴 이전 처리 등을 제시했다.

강득구 최고위원, 이언주 최고위원도 중수청 이원화와 검찰의 보완수사권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 최고위원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결합된 검찰이 표적수사와 조작기소로 민주주의를 어떻게 훼손해왔나”라며 “검사가 수사 과정에 조금이라도 발을 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법사위 소속 박균택 의원은 “검찰만 쳐다보면 (보완수사권을) 줘서는 안 된다”면서도 “하지만 국민의 인권을 생각하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공소청의 보완수사요구 혹은 보완수사권 인정 여부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하니 미리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중수청의 조직체계와 정원 그리고 실제 조직 구성안이 나오지 않아 이것이 제2검찰청이라고 단정하긴 이르다”며 “시행령 등으로 정비해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달려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미 시작한 공론화 = 전날에는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의 전현직 자문위원들이 장외 논쟁을 벌이며 공론화의 출발을 알렸다. 6명의 교수와 변호사들은 자문위원직을 사퇴하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중수청 법안은 검찰의 ‘특수부’를 중수청으로 격상시켜 제2의 검찰청을 만들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수사를 시작하면 공소청 검사에게 통보해야 하고 공소청 검사는 중수청에서 송치한 사건과 관련한 다른 사건도 입건할 것을 요청할 권한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사 출신 민정수석이 추진단과 매주 1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해체해야 할 검찰 카르텔을 더 공고히 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검찰개혁추진단의 자문위원인 ‘재심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수사·기소의 분리나 검찰 수사권의 박탈은 그 자체가 검찰개혁의 목적이 될 수 없다”며 “목적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인권을 철저히 보장하고 형사사법의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을 악마화해서는 안 되며, 검찰개혁이 단지 검찰을 배제하는 것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며 “성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처럼 피해자가 상처 입기 쉬운 사건에서 진술 과정과 보호 조치를 세심히 챙기며 2차 피해를 막으려 애쓰는 검사들을 저는 현장에서 보아 왔다”고 강조했다.

◆당정 조율 능력 시험대 = 청와대와 여당 강성 의원들 간 의견차가 확인되면서 지도부의 조율 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마련한 법안은 봉욱 청와대 민정수석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나서기를 싫어하는 봉욱 민정수석이 이 대통령의 지시 없이 어떻게 검찰개혁추진단에 의견을 내고 관철시켰겠느냐”며 “대통령도 경찰 수사에 대한 완결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친명’ 김영진 의원도 “(경찰) 수사가 암장되거나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았을 때, 거대 범죄에 관한 수사, 여러 범죄의 암장 등을 어떻게 우리가 예방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들도 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제대로 된 범죄와 거대 악에 대한 수사를 분명히 하는 것은 당연한 형사사법 체계가 해야 할 책무이기 때문에 그것을 하지 못하는 체제로 만드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경찰의 검찰화’를 우려하는 이 대통령의 주문에 검사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주는 것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반하는 것이지만, 보완수사 요구권을 주는 것은 원칙에 맞는 얘기”라며 “개인적인 생각은 (공소청이) 보완수사를 요구했을 때 경찰이 요구를 듣지 않을 경우 징계를 할 수 있는 징계위원회를 만들면 경찰이 잘 수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여당 법사위 강경파 의원들 주도의 ‘설 이전 통과’를 위한 ‘속도전’도 주목된다. 이들은 “설 이전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선거를 앞두고 흐지부지되면서 오는 10월 목표인 중수청, 공소청 출범이 어렵게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최대한 설 이전에 통과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에 통과돼도 10월 출범에는 문제가 없다”며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국민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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