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항생제와 대사질환 연관 가능성 제시
장내 유익균 기능 변화가 비만·당뇨 위험 높였을 수도
고려대학교 연구진이 항생제 사용이 장내 유익균의 기능을 변화시켜 전 세계적인 대사질환 유행을 촉발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16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김희남 교수는 항생제가 장내 핵심 유익균의 대사 보호 기능을 손상된 형태로 바꿔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였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거트 마이크로브스(Gut Microbes)’에 지난 7일 온라인 게재됐다.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은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증가해 왔으며, 이러한 흐름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항생제 사용이 급증한 시기와 겹친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다만 항생제와 대사질환의 세계적 확산을 직접적으로 설명할 근거는 부족했다.
그동안 항생제는 장내 미생물 균형을 일시적으로 무너뜨린다는 점이 주로 문제로 지적돼 왔다. 김 교수는 이에 더해 항생제가 장 점막 보호와 대사 균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익균 아커만시아를 기능적으로 결함이 있는 돌연변이 형태로 변화시켰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에서 정상 아커만시아는 대사질환 보호 효과를 보인 반면, 항생제 노출로 내성을 획득한 변이 균주는 해당 기능을 상실한 것을 확인했다. 이들 변이 균주는 체내에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개체 간, 세대 간 전파 가능성도 나타났다.
김 교수는 “장내 미생물 구성이 회복된 것처럼 보여도 유익 기능이 손상된 균이 남아 있을 수 있다”며 “인간 연구에서도 확인된다면 항생제로 유도된 유익균 변이가 새로운 대사질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