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음향신호기 ‘맞춤 안내’ 도입

2026-01-19 13:00:27 게재

보행시간 파악 어려움 해소

현장의견 반영해 기준 개정

시각장애인이 횡단보도에서 보행 시간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음향신호기 기능과 설치 기준이 전면 손질된다. 신호가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나는지 알기 어렵고, 버튼 위치와 소리가 제각각이라는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최근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맞춤 안내’ 기능을 포함한 음향신호기 표준규격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음향신호기 기능 개선 시범운영 결과와 시각장애인 의견을 반영해 마련됐으며, 경찰청 교통안전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채택됐다.

그동안 시각장애인들은 횡단보도에서 신호 대기 시간이나 남은 보행 시간을 정확히 알기 어려워 불안하다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특히 교차로마다 버튼 위치와 안내 방식이 달라 혼란이 크고, 야간에는 과도한 소음으로 민원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반복됐다. 이번 개정은 이런 현장 불편을 기준으로 정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정안에는 △보행 대기 시간과 횡단 가능 시간(보행 잔여 시간)을 숫자로 안내하는 음성 기능 △반경 약 5미터 이내에서만 압버튼 위치를 알리도록 해 불필요한 혼선을 줄이는 기능 △야간 시간대 음량을 자동으로 낮춰 소음을 줄이는 기능 △왕복 6차로 이상 도로에서는 건너편에서도 안내음을 인지할 수 있도록 마주보는 스피커(대향 스피커) 추가 설치를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범운영은 2024년 정부서울청사별관 사거리와 경복궁역 일대 왕복 9차로 구간 등에서 진행됐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협력해 시각장애인이 직접 현장 평가에 참여하도록 했으며, 개선형 음향신호기를 체험한 의견과 함께 약 400명의 의견을 수렴했다.

공단 관계자는 “보행 시간이 명확히 안내돼 체감도가 높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표준규격이 정비되면 지자체별로 달랐던 설치 기준도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청과 지방자치단체, 시각장애인 단체와 협력해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음향신호기의 기능과 설치 기준이 통일되면, 시각장애인의 보행 안전뿐 아니라 교차로 이용 혼선과 민원도 함께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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