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둔 오세훈의 선택은 ‘주택·강북’

2026-01-22 13:00:00 게재

서울시 신년업무보고 두 분야 집중 부각

부동산 가격 안정·표심 겨냥 두마리 토끼

2026년 서울시정 핵심 키워드는 ‘주택 그리고 강북’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9일부터 2주일간 신년 업무보고를 진행 중이다. 29개 실국본부가 참여하는 신년업무보고는 한해 서울시정 방향과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 자리이다. 오세훈 시장은 2026년 전체를 관통하는 방향이자 자신의 잔여 임기 6개월을 꿰뚫을 키워드로 ‘주택 공급’과 ‘강북 활성화’를 선택했다.

오 시장의 선택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신속한 주택 공급을 통해 부동산 불안을 관리하고 그 무게중심을 강북으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정책 방향인 동시에 지방선거를 앞둔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정치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2.0을 본격 가동해 3년 내 착공 가능한 정비사업지를 집중 관리하고 행정 절차를 단축해 ‘쾌속 공급’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목표로 내세우고 당장 체감 가능한 공급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 시장이 직접 주택실과 도시공간본부 등의 보고를 받으며 속도와 실행력을 점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9일 서울 관악구 신림7구역 재개발사업 대상지를 찾아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주택공급 드라이브는 과거의 정치적 경험과 맞닿아 있다. 박원순 전 시장 사망 이후 치러진 2021년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를 다시 서울시장으로 이끈 결정적 동력은 부동산 문제였다. 당시 서울 집값은 사상 최고 수준이었고,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민심 이반이 극심했다. 공급 부족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고 오 후보는 ‘신속하되 신중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중단된 공급 정상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오 시장과 참모진은 현재 상황을 그때와 유사하게 인식하고 있다. 정부의 10.15 대책 이후 거래가 위축되고 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공급 활성화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는 판단이다. 부동산 불안은 곧바로 표심으로 연결되는 만큼, 이를 관리하는 능력이 선거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주목되는 변화는 공급 전략의 중심축이 강남에서 강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서울시 주택 정책은 대규모 물량 확보가 가능한 강남권 재건축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조합 갈등과 공공기여 문제, 임대주택 비율을 둘러싼 충돌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서울시 정책에 대한 비협조도 반복되며 기대했던 공급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주택 공급의 주공략 지역으로 강북을 선택했다. 신속통합기획을 비롯해 정비사업 행정 지원을 강화하고 공공기여로 확보한 재원을 강북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아레나, S-DBC, 광운대역세권 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강북을 ‘직주락’이 결합된 성장 거점으로 재편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강북 공략은 선거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강남권이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지지 기반인 반면, 도봉·강북·은평 등 강북 지역은 민주당 지지가 강한 곳으로 분류된다. 주택 공급과 개발 이슈로 강북 유권자의 부동산 표심을 건드릴 경우 선거 지형에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시절 뉴타운 사업이 강북 민심을 움직였던 학습 효과도 오 시장의 전략에 겹쳐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주택공급으로 집값 불안을 관리하고 강북으로 외연을 넓히는 것으로 오 시장의 지방선거 전략 윤곽이 잡힌 것”이라며 “다만 이번 선거 핵심 이슈가 주택과 집값 프레임 안에 갇혀 있을 것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