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이재명정부 실험 ⑦ 잠재성장률 반등
‘노동·자본의 힘’ 약화 뚜렷…이 대통령, ‘성장 대전환’ 승부수
신년 기자회견서 ‘성장’만 31번…‘과거 성공과의 이별’ 주문
“성장 패러다임 바꿔야”…“물가, 고용 등 체감 경기 핵심”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2년 차를 맞아 ‘성장 대전환’을 선언하고 국정 목표인 ‘잠재성장률 3%’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잠재성장률이 1%대로 하락한 상황에서 위축돼 있는 노동, 투자, 새로운 성장동력 등을 전방위로 반등시키겠다는 포부를 내놓았다.
잠재성장률은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의 생산 증가율이다.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률의 중장기 추세라고 할 수 있다.
22일 더불어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추락하고 있는 잠재성장률을 반등시켜 1%대에서 3%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라며 “하나둘 고쳐서 될 문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완전히 다르게 설계하고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시간이 많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 임기가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단순한 변화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성장’이라는 단어를 31번 사용하며 대전환을 예고했다. 그는 “‘성공의 공식’에 안주하면 → 저성장의 함정 → 기회 축소, 경쟁 확대 → 극단주의에 의한 민주주의 잠식 → 성장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을 깨야 한다”며, 그 첫 단추로 ‘과거 성공 공식’에서 빠져나와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지방 주도 성장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 △안전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 성장 등 5가지 대전환의 길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탈이념, 탈진영, 탈정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우리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올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1.8%로 예상했다. 이는 2024년 10월에 전망했던 수치보다 0.3%p 하락한 것이다. 또 경제성장률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잠재성장률 1%대 전환 시점이 ‘2025년’으로 변경됐다. 예상보다 빠르게 1%대로 들어선 셈이다.
그러면서 2025~2029년 연평균 잠재성장률도 1.8%로, 2020~2024년에 비해 0.3%p 하락할 것으로 봤다. “노동과 자본의 잠재성장률 기여도가 둔화돼 생산요소 투입 위주의 성장 잠재력 확충이 제한된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 집권 기간과 비슷한 2026~2029년의 노동 기여도는 마이너스(-0.1%)로 떨어진 상황에서 크게 개선되지 못할 전망이다. 취업자 수는 늘지만 생산가능인구와 주당 노동시간이 꾸준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투입 기여도 역시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자본 중 신규 투자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해법으로는 인공지능(AI)과 미래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선도 성장, 지역균형과 창업·벤처 붐을 통한 모두의 성장, 시장 질서와 노동시장 격차 해소를 통한 공정한 성장, 자금 흐름 대전환과 정부 혁신을 담은 지속성장 기반 강화 등을 제시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저출산·고령화와 투자 부진 등으로 생산요소 투입에 의한 잠재성장률 상승보다는 ‘생산성 향상을 통한 성장 잠재력 확충’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국민의 교육 수준 향상, 생산 과정에서의 디지털 전환(자동화, 인공지능 기술로의 전환) 등 노동과 자본의 질적 향상은 기타요소의 잠재성장률 기여도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며 “노동과 자본의 양적 투입이 감소하거나 증가 추세가 더디게 진행되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국민의 교육 수준 향상, R&D 투자 및 혁신을 통한 새로운 기술 발전 등은 기타요소의 잠재성장률 기여도를 증가시키고,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끄는 주요 요소로 작동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물가 상승, 좋은 일자리 부족 등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제와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국민들은 성장률이나 주가 같은 수치가 아니라 살아가면서 체감하는 ‘나의 경제’에만 관심을 둔다”고 했다. 성장과 분배가 두루 갖춰져야 한다는 얘기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