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파업…‘버스준공영제’ 선거 쟁점
서울시장 여당 후보군 ‘준공영제 재검토’
대통령, 국무회의서 제도개선 검토 지시
서울 시내버스 파업 이후 ‘준공영제’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단체는 매년 반복되는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 갈수록 늘어나는 예산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현재의 버스 운영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경기지역에 출마하려는 후보들도 준공영제 재검토, 대중교통 무료화 등을 거론하면서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서울이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시내버스 준공영제,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와 관련 김영배 의원은 “몰라서 안되는 게 아니고 다 아는데 안되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며 “선거를 앞두고 다른 후보들과 당 차원에서도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마을버스 완전 공영화 도입을 공약한 상태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지난 14일 버스 파업이 마무리되자 “운영은 민간이 맡고 책임은 공공이 떠안는 모호한 구조가 이러한 갈등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며 “시내버스 준공영제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선 특성과 수요에 따라 민영제와 공영제를 달리하는 이원화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준공영제 재정지원은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되 마을버스 노선을 확대하고 기존 노선이 닿지 않는 지역엔 공공버스를 운영해 이동권을 보장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성동구의 공공시설 무료 셔틀버스인 ‘성공버스’도 참고사례로 제시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준공영제 전면 개편과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해법 제시를 요구했다. 경실련은 지난 15일 “파업은 철회됐지만 통제 없는 지원 확대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갈등이 반복될 것”이라며 “이는 단순 노사갈등을 넘어 제도의 실패이자 서울시의 관리·감독 책임 방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민 이동권을 볼모로 한 서울 시내버스 파업의 재발 방지를 위해 준공영제를 전면 개편하라”며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들은 현행 준공영제 문제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서 준공영제 등 버스 운영제도 개선을 지시했다.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는 특허, 면허, 인가는 기간 제한 문제, 공익 환수, 기회의 공평성을 각 부처들이 고민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자동차 운수업 면허, 이것도 자손만대 영원히 운영권을 갖는다”며 “요즘은 준공영제라고 해서 (정부가) 다 돈 대주고 손해 다 메워주고 그러니까 사모펀드들이 버스회사를 사 모은다. 이거 이상하다”고 말했다. 실제 2004년부터 준공영제로 운영돼온 서울 시내버스 사업은 서울시가 각 버스회사의 적자를 세금으로 보전해주고 있는데 2024년 4000억원, 지난해 4574억원에 달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도입한 ‘공공버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역시 대중교통 정책이 선거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경기도는 “공공버스(시내버스 공공관리제)는 시내버스에 대한 공적관리 강화가 핵심으로 기본 지원금과 성과 이윤으로 운영되는 기존 ‘준공영제’와 달리 100% 성과 이윤으로 진행되며 노선입찰제를 병행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2024년 1월 1일 시내버스 1200대를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경기도 전체 시내버스 6200여대(1100여개 노선)를 공공관리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2027년 공공관리제가 전면 시행되면 연간 약 1조1000억원(도비 약 3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노선입찰제가 일부 차질을 빚고 있고 도비와 시·군비 예산 부담 비율(3대 7)에 시·군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성남시는 아예 별도의 ‘성남형 준공영제’를 도입·시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기대 전 국회의원은 지난해 12월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을 공약했다. 출퇴근 시간대부터 단계적으로 대중교통 요금을 무료화하고 절감된 교통비를 지역화폐로 환급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진보당도 이미 경기도 공공버스제 시행 당시부터 ‘무상교통’ 정책을 주장해왔다. 정의당 부산시당은 22일 “실패한 버스준공영제를 폐지하고 무상 대중교통을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경기도 한 관계자는 “대중교통 정책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선거 때마다 단골 이슈였다”며 “버스 파업을 계기로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버스문제가 가장 큰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