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커져가는 주가와 실물경제의 간극

2026-01-28 13:00:01 게재

코스피지수가 마침내 꿈을 이루었다. 지난 22일 처음으로 장중 지수 5000을 넘어선데 이어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5000포인트 공약이 취임한 지 불과 7개월여 만에 실현된 것이다. 덕분에 국민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는 사라졌다고 이 대통령은 평가했다. 26일에는 코스닥시장도 대망의 지수 1000선을 넘어섰으니, 경하할 일임에 틀림없다.

5000피 달성은 이재명정부 들어 기업 지배구조 개혁 등 증시 여건을 크게 개선시킨 결과라고 여겨진다. 이 대통령은 취임한 이후 증시여건 개선을 위한 개혁조치를 연이어 단행했다. 지난해 7월 상법을 개정해 이사들이 회사뿐 아니라 모든 주주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를 명시했다. 배당 성향을 개선하고자 세제 혜택을 도입했고,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도 분리하기로 했다. 상법 추가개정 작업도 현재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의 유력한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즈’가 평가했듯이, 한국 증시를 짓눌러온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먹구름을 상당히 걷어냈다고 할 수 있다.

코스피 5000 달성으로 한국 증시 짓눌러온 ‘코리아 디스카운트’ 굴레 벗어나

그렇지만 성취감에 마냥 젖어 있을 수는 없다. 반대로 실물경제는 더 짙은 먹구름 속에 잠겨있기 때문이다. 증시가 5000피를 처음으로 넘었던 바로 그날 한국은행은 더없이 우울한 경제성적표를 내놓았다.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가 0.3% 역성장했다는 것이다.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0%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코로나19로 경제가 뒷걸음질친 2020년(-0.7%) 이후 가장 낮다. 코로나를 비롯해 세계 금융위기, 외환위기 등 초대형 충격이 발생했을 때를 제외하면 GDP 통계가 집계된 1954년 이후 최악의 결과이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한은이 지난해 11월 제시한 예상치 0.2%를 0.5%포인트나 밑돌았다. 한국은행의 경제분석과 예측 능력에 의문을 생기게 하는 대목이다. 민간소비(0.3%)와 정부소비(0.9%)만 늘어났을 뿐이다. 설비투자 건설투자와 수출이 모두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정부가 전국민에게 2차례에 걸쳐 민생지원금을 집행한 결과 더 가파른 추락을 간신히 저지한 샘이다. 그래서 올해부터가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주가지수와 실물경제의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과연 경제가 정부 희망대로 성장궤도로 복귀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를 경제대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하고, 잠재성장률 회복을 목표로 한다고 공언한다. 연초 급격히 오른 주가지수를 보면 그런 기대를 가져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는 상당부분 신기루 같아 보인다. 주가가 오른 종목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일부 업종에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실물경제는 1분기는 물론이고, 연말까지도 불투명하다. 그래서 벌써부터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에 대해서도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답습하려 하고 있다. 보유세는 그대로 놔두면서 양도세 중과유예는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정부의 그런 정책은 부동산 거래를 짓누르고 내수 경기를 위축시키는 등 많은 부작용을 초래했다. 한마디로 실패로 판명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문재인정부는 민심을 잃었고, 2022년 대통령선거에서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이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갔다. 1가구 1주택의 경우에도 ‘투기’라는 잣대를 적용해 장기보유 세율우대를 없애버릴 것임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그런 정책들이 가시화되면 부동산의 심각한 거래절벽이 초래되고,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급증할 위험이 크다. 내수경기 활성화는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증시와 실물경제의 간극 메우고 경제 성장경로 찾아내야

부동산 거래나 건설투자를 통한 내수경기 살리기는 포기하더라도 경제성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제조업 수출이나 복지지출 확대로 반전을 도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복병과 함정이 많아 쉽지 않다. 복지지출도 재정능력의 한계 때문에 한없이 늘릴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또다시 민생지원금을 뿌려야 할까? 그런 지원금을 자꾸 되풀이할 수는 없다. 정상적인 경제운용 실력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 되기 쉽다. 지금 국민들은 증시에서 쏘아올리는 축포와 어려운 실물경제 사이에서 매우 힘들어 하고 있다. 이 커다란 간극을 메우고 확실한 성장경로를 찾는 것이 향후의 큰 과제이다. 이재명정부가 그 과제를 제대로 해낼 수 있는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차기태 본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