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일반 살인’ 판단, 국수본 정조준

2026-07-24 13:00:0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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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초기 혐의 판단·보고체계 규명 본격화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의 칼끝이 국가수사본부(국수본)로 향하고 있다. 쟁점은 단순한 분리수사 여부가 아니다. 성범죄 관련 정황과 특례법 적용 가능성이 검토됐음에도 왜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됐는지, 그 과정에서 국수본과 광주경찰청이 어떤 판단과 지휘를 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장윤기는 지난해 일반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장윤기도 최근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24일 경찰청 장윤기 사건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특수단은 전날 사건 당시 광주 광산경찰서장이던 A 경무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계장과 강력범죄수사과 직원, 성폭력수사계장도 잇따라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검찰 역시 강력범죄수사계장을 불러 사건 처리와 보고 경위를 조사했다.

검찰과 특별수사단은 지난 21일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 등을 압수수색해 내부 보고자료와 연락 기록을 확보했다. 검찰은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혐의를, 특별수사단은 초기 혐의 결정과 보고 체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국수본 실무자가 당시 “지휘부 지침을 받아야 한다”며 광산경찰서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의 수사 진행 상황을 각각 보고받은 경위와 실제 지휘부 판단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광산경찰서 형사과는 장윤기를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하면서도 성범죄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 추가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는 훼손된 리얼돌과 여성 청소년 불법촬영물, 범행 직전 성폭행 사건, 피해자가 여성임을 알고 접근한 정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이런 자료를 확보하고도 일반 살인으로 결론 내린 경위와 보고·지휘 체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논란은 병합수사 여부를 둘러싸고도 이어지고 있다.

전 광산경찰서 형사과측은 5월 8일부터 사흘간 광주경찰청과 국수본에 병합수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계장과 메신저 대화, 공식 보고서 등을 통해 필요성을 전달했으며 두 사건을 함께 수사했다면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할 증거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국수본은 구속 피의자의 송치 기한을 고려해 살인 사건을 먼저 송치하고 성폭력 사건을 이어 수사한 ‘통합수사’였다고 설명한다. 성폭력 수사기록도 살인 사건 기록에 첨부했고, 혐의 판단은 일선 수사팀의 몫이었다는 입장이다. 실제 살인 사건은 지난해 5월 14일, 성폭행 사건은 같은 달 22일 각각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당시 장윤기의 진술 등을 토대로 성범죄 목적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며, 추가보고서는 검찰에 별도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주 전 국가수사본부장은 분리수사를 지시한 것이 아니라 송치 시점을 조정한 것이라며 병합수사 요청을 보고받은 적도, 광주경찰청장과 사건 처리 방향을 논의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검·경 수사의 핵심은 성범죄 관련 정황과 특례법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도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한 결정이 어떤 근거와 절차를 거쳐 이뤄졌는지, 그 과정에 국수본과 광주경찰청 등 지휘라인이 어디까지 관여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모아지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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