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단체장’ 출현에 "견제·균형 필요”

2026-01-29 13:00:03 게재

대전·충남 광역의회 공동발표

“특별법 시장 권한강화에 치중”

전문가 “슈퍼 의회 만들어야”

통합 단체장의 강력한 권한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가 만나 특별시의회의 권한 확대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른바 ‘슈퍼 단체장’을 견제할 ‘슈퍼 의회’다.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과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9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특별시의회와 특별시장 간 견제와 균형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논의 중인 특별법안은 특별시장의 권한 강화에 치중돼 있어 특별시의회와 특별시장 간 권한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며 “의회의 독립성과 고유권한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의회의 법적 지위를 입법기관으로 명시할 것 △특별시장 권한을 합리적으로 견제·조정하기 위해 비례대표 의원 정수를 현행 10%에서 20%로 상향할 것 △의회 조직·예산권을 중앙 행정부와 특별시장으로부터 독립할 것 △안정적인 통합 특별시의회 출범을 위해 위원회 및 사무처의 일정기간 존속, 직원신분 보장 등 경과규정을 특별법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자문단과 협의체 구성을 통해 특별시의회의 고유권한과 자치권 보장 방안이 법률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 심의단계부터 공동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또 특별법 제정 직후 통합 특별시의회의 안정적 출범을 위해 통합 실무준비단을 공동 구성해 의장단·상임위원회 및 통합 사무처 구성, 조례 정비 및 주민참여제도 통합방안을 신속히 마련하는 등 후속과제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 같은 이른바 ‘슈퍼 단체장’ 출현에 대한 우려는 의회뿐만이 아니다. 한국행정학회 등이 최근 국회에서 개최한 ‘균형성장을 위한 지방행정통합의 과제’ 토론회에서도 전문가들은 지방의회의 권한 확대 등을 제안했다.

토론에 나선 홍준현 중앙대 교수는 “초광역자치단체에 대해 중앙정부 권한이 적극적으로 이양 내지 위임되고 자율성의 범위도 확대될 것”이라며 “이 경우 초광역자치단체장의 권한도 현재보다 대폭 확대된다”고 전망했다. 홍 교수는 이어 “의결기관의 견제권한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며 “의회에 부단체장에 대한 동의권을 부여하고 집행부 소속의 감사위원회를 의회 소속으로 변경하는 등의 제도개선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노수 서울시립대 교수는 “행정통합의 논의의 중심축이 단체장과 중앙정부, 그리고 행정관료조직에 편중돼 있다”면서 “반면 주민의 대표기구인 지방의회는 주변화됐다”고 지적했다. 지방의회가 통합과정에서 단체장들이 설계한 청사진을 추인하는 ‘거수기’ 정도로 치부되거나 지역이기주의에 매몰돼 통합을 방해하는 ‘걸림돌’로 묘사되고 있다는 얘기다.

박 교수는 선거구제와 의석배분의 혁신을 주장했다. 인구 밀집지역과 소멸지역의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찾아야 하고 다양한 정당과 지역의 대표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비례대표 확대 등을 제안했다. 박 교수는 또 ‘슈퍼 단체장’을 견제하기 위해 ‘슈퍼 의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지방의회 조직권과 예산권의 완전한 독립, 정책지원 전문인력의 고도화, 독립적 감사위원회 및 인사청문회 대상 확대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외에도 특정지역에 불이익을 주는 안건에 대한 ‘거부권’ 제도 도입, 통합 재정지원이 소외지역에 우선 배분될 수 있도록 한 예산심의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제안했다. 박 교수는 “지방의회는 통합의 걸림돌이 아니라 통합을 완성하는 디자이너이자 중재자”라며 “정부와 단체장은 지방의회의 목소리를 지역이기주의로 폄하하지 말고 적극적인 대화와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여운 김신일 기자 yuyoon@naeil.com

윤여운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