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보완수사권·부동산세 ‘지선 이후로’
당정청 6월 선거 완승 계획 가동
중도 확장 주력…정책 논란 최소화
청와대와 여당은 정년 연장, 검찰 보완수사권 부여, 부동산세 등 중도층이나 청년층 표심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는 법안이나 정책을 지방선거 뒤로 미뤄두는 선거 전략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중도층 이탈 가능성이 있는 정책들에 대한 논쟁 자체를 눌러 놓겠다는 얘기다. ‘완승’을 목표로 하는 당정청(여당·정부·청와대)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국정 운영과 입법 일정을 맞추는 분위기다.
30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정은 이번 지방선거는 완승을 해서 청와대-국회-지방 권력까지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도층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청와대는 부동산세 등 증세와 관련해 매우 민감하게 대응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오는 5월 9일에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서도 한두 달 유예해 실제 적용 시점을 지방선거 이후로 넘기기로 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4년간 관례적으로 연장했던 것을 원칙대로 연장하지는 않되 현장의 불편함을 해소해 줄 것”이라며 대상과 시기를 어떻게 하느냐는 기술적인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10.15 대책으로 중과 대상에 포함된 조정지역의 경우엔 (유예 기간을) 더 준다든지”라며 “(유예 종료 시점인) 5월 9일까지 계약이 맺어지고 최종적으로 매각이 이뤄진 후까지 인정해 주는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증세로 느껴지는 데 따른 ‘부담’을 줄이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보유세 인상 등에 대해서는 “한두 달 내에는 세금 인상 부분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시장 불안을 잠재웠다. 이는 지방선거 이전에는 보유세 인상 등의 세금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는 정책을 내놓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X(엑스)를 통해 띄운 ‘설탕부담금’ 논란과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증세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증세 해석’을 조기 진화하는 데 주력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민주당 강경 지지층이 요구하는 ‘검사에 보완수사권 부여 금지’와 관련해서도 논의 자체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놓는 등 강하게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직접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도입을 담은 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보완수사권과 관련해서는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칠 것을 민주당에 주문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구체적으로 “1단계인 공소청·중수청 조직법에 이어 2단계인 보완수사권 등을 포함한 법(형사소송법)은 6월까지 마무리하자는 계획에 기초해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권 부여와 관련해 “당에서, 국회에서 정부와 국민들이 함께 토론하고 그 결과를 전문가들이 검증하고 그렇게 급하게 서둘러 체하지 말고 충분히 의논하시면 좋겠다”며 재차 ‘숙고’를 주문했다. 민주당 모 중진 의원은 “일반 국민들이 민감한 것은 검경 수사권 분리가 아니라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것인지, 경찰이 수사를 은폐하거나 과잉으로 처리하지 않을지 등이므로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주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하다”며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은 ‘경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검사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논의하거나 통과시키면 지방선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정년 연장’ 방안도 지방선거 이후에 확정하기로 했다. 민주당 제안에 사용자와 노동자가 모두 거부의사를 밝히면서 지난 23일 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운영 기간을 6개월 연장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합의를 위해 현장 의견과 청년 대책, 정부의 재정·일자리 지원 방안까지 종합해 책임 있는 해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년 연장의 혜택이 대기업과 공공부문에 집중되고 청년 고용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지방선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고려한 결과로 알려졌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