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파인텍, 신주인수금 반환 2심 패소
에스에프에너지텍 상대 1심 이겼지만
2심법원 “손배 청구로 피해회복 가능”
신주인수와 관련한 특약을 어겼다 해도 신주인수 계약을 해제할 정도는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18-2부(박선준 부장판사)는 지난달 16일 대성파인텍이 에스에프에너지텍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인수대금 반환 청구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제조사로 현대자동차 협력사인 대성파인텍은 2022년 전기자동차 배터리 특허권을 보유 중인 에스에프에너지텍의 신주 8만1920주를 9억9999만원(주당 1만2207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성파인텍은 액면가(500원)의 20배가 넘는 인수대금을 지급하면서 특약사항으로 ‘대성파인텍의 대표이사가 에스에프에너지텍의 대표이사를 맡고, 해당 배터리와 관련한 생산 판매 회계 업무의 전반적인 경영권을 갖는다’는 조항을 걸었다.
하지만 에스에프에너지텍은 같은 해 3월 이사회, 7월 임시주총을 통해 대성파인텍에서 온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대성파인텍의 생산·경영권을 대폭 축소했다. 이에 대성파인텍은 에스에프에너지텍이 신주인수계약을 위반했다며 이를 해제하고 신주인수대금 9억9999만원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2024년 5월 ‘피고는 원고에게 신주인수대금을 지급하라’며 대성파인텍의 손을 들어줬다. 원심 재판부는 “배터리에 대한 전반적인 생산권 등 보장 의무는 이 사건 신주인수계약의 실질”이라며 “에스에프에너지텍은 신주인수계약에 따른 전반적 생산권 및 경영권 보장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표시함에 따라 원고에게 계약 해제권이 발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경영권 및 생산권 등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원고가 주식 액면가의 약 20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할 이유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며 “피고는 신주인수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주된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거나 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함으로써 그 이행을 거절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신주인수계약 해제권 발생에서는 판단이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신주인수 약정을 해제할 경우 회사를 상대로 납입한 신주인수금의 반환을 구하는 원상회복청구가 당연히 수반될 것인데, 이는 자본충실을 저해하거나 단체적 법률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약사항에 따라 회사가 신주인수인에 대해 일정한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우 그 채무불이행을 신주인수 약정의 해제사유로 쉽게 확장하게 되면, 비록 회사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해도 회사가 주주에게 신주인수대금을 쉽게 반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되므로 해제사유는 엄격하게 인정돼야 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신주인수 약정의 해제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통해 손해를 회복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성파인텍 관계자는 “상고를 할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