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글로벌 벤처투자 5121억달러…30.7%↑
AI 열풍에 역대 세 번째 규모 … 투자건수는 감소, 우량 기업 집중
지난해 인공지능(AI) 열풍에 글로벌 벤처투자 규모가 급증했다. 벤처투자 건수는 감소하면서 일부 기업에 투자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회장 김교태)가 5일 발간한 ‘2025년 4분기 글로벌 벤처투자 동향 분석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벤처투자 규모는 5121억달러로 전년(3919억달러) 대비 30.7% 급증했다. 벤처투자 규모로는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전체 투자건수는 3만7746건으로 전년(4만2366건) 대비 11.5% 감소했다. 우량 기업에 대규모 자금이 집중되면서 ‘선택과 집중’ 기조가 한층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 분야는 AI에 집중됐다. 지난해 소프트웨어 섹터에는 약 2400억달러가 투자됐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AI 분야로 유입돼 글로벌 전체 벤처투자의 46.8%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비중이다. 특히 과거 대규모 언어모델(LLM) 중심이던 투자는 최근 데이터센터, 소규모 언어모델(SLM), 로봇공학, 버티컬 AI 등 산업과 결합한 비즈니스로 확장되며 AI 생태계가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각국의 국방력 강화 정책과 맞물려 드론, 위성, 사이버보안 등 ‘디펜스테크’ 분야에 대한 관심이 확대된 가운데, 에너지와 운송 섹터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고 밝혔다.
대규모 투자는 AI 기업들이 주도했다. 지난해 3월 오픈AI(OpenAI)는 소프트뱅크 등이 참여한 투자 라운드를 통해 사상 최대 규모인 400억달러를 유치했다. 앤스로픽(Anthropic)은 3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총 165억달러를 조달, 기업가치는 1830억달러를 기록했다. 연말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로부터 15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도 스케일 AI(143억달러), xAI(100억달러), 데이터브릭스(40억달러) 등이 대형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역별로는 미주 지역에 압도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미주 지역 벤처투자 규모는 3426억달러로 전년 대비 60.6% 증가했다. 글로벌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6.9%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유럽(856억7000만달러)과 기타 지역(39억9000만달러)은 소폭 성장한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전년 대비 14.9% 감소한 797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회수 시장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글로벌 회수 규모는 7770억달러로 전년 대비 28.5% 증가했다. 미국, 홍콩,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기업공개(IPO)가 재개되며 IPO를 통한 회수 규모가 전년 대비 97.7% 급증한 2780억달러를 기록했다.
정도영 삼정KPMG 스타트업 지원센터 상무는 “올해 1분기에도 AI는 기업과 산업 전반의 운영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이끄는 핵심 수단으로, 글로벌 벤처투자의 최우선 분야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며 “투자 자금은 점차 검증된 기업으로 집중되고, 소규모 펀드와 신규 벤처펀드 조성 비중은 감소하는 한편, 경험 많은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