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늑장 출범 후 표류…선거구 획정 손도 못 대

2026-02-05 13:00:12 게재

20일 광역의원 예비등록인데 정개특위 ‘허송세월’

전국시민단체, 9일 민주당 대표실 항의 방문 예정

늑장 출범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선거구 획정 등 시급한 현안이 수두룩한데도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불만이 쌓인 진보 야4당과 전국시민단체는 정개특위 운영을 주도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국회 정개특위 전체회의 송기헌 위원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민주당 향해 불만 표출 = 5일 조국혁신당 등에 따르면 진보 야4당과 시민단체는 오는 9일 국회에서 지방선거제도 개혁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대구·광주에서 상경한 시민단체는 토론회 직후 선거구 획정 등에 미온적인 민주당을 항의 방문한 데 이어 대표실 점검 농성도 계획하고 있다. 점검 농성은 정청래 대표 면담 요청이 번번이 무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준비되고 있다.

10일에는 국무총리 자문기구인 사회대개혁위원회가 주최한 ‘정책토론마당’에 참여해 정치개혁을 촉구할 예정이다. 민주당 항의 방문을 준비 중인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운영위원은 “민주당이 탄핵 과정 때 약속했던 사회 대개혁 요구를 외면한 채 내부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면서 “항의 방문에는 서울과 대구 시민단체도 함께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야4당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공동 의원 총회와 시민단체 연석회의를 갖고 ‘거대 양당 독점구조 극복’ 등 정치개혁을 촉구했으나 정개특위는 가동되지 않았다.

●소위원장 교체로 어수선 =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2대 국회 정개특위는 1992년 14대 국회 이후 가장 늦게 구성됐다. 지난달 13일 첫 회의를 갖고 위원장과 간사 2명을 뽑은 데 이어 26일 소위원회 위원장 선출과 선거관리위원회 현안 보고 이후 사실상 휴업 상태다.

최근에는 정개특위 간사와 정치관계법 심사 소위원장을 맡은 조정훈 의원이 국민의힘 지방선거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되면서 교체가 불가피하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으로 인해 공직선거법 개정과 선거구 획정 등에 필요한 일정조차 못 잡고 있다.

반면 선관위 보고에 따르면 정개특위가 신속하게 처리할 안건은 수두룩하다.

우선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0월 헌법불합치 결정한 전북 도의원 선거구 획정이 시급하다. 당시 헌재가 입법 개선 시한을 오는 19일로 정했는데도 아직 손도 못 대고 있다.

선거구 획정이 미뤄지면 오는 20일로 예정된 시·도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차질을 빚게 되면서 혼란이 예상된다. 행정 통합을 추진 중인 시·도에선 시·도의원 정수 조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전남은 광역의원이 61명인 반면 광주는 23명이다. 인구는 전남이 178만명이고 광주가 139만명이다. 울산은 시의원 1명이 5만1000명을, 인천은 1명이 7만4000명을 대표해 차이를 보인다. 선관위는 “선거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시한 내에 반드시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개특위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밖에도 야4당이 △3~5인 중대선거구제 도입 △광역·기초단체장 결선투표 도입 △비례대표 의석 비율 현행 10%에서 20~30%로 확대 △무투표 당선 방지법과 돈 공천 근절법 제정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다.

정춘생 정개특위 위원(조국혁신당)은 “지금까지 소위원회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면서 “일정을 잡자고 하는데도 민주당이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런 지적을 고려해 설 명절 전에 회의를 열어 추후 일정을 잡겠다는 입장이지만 실효성 있는 논의가 진행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월 발행한 ‘22대 국회 정개특위 출범 의미와 과제’에서 이번 정개특위가 선거제도 전반을 심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송기헌 정개특위 위원장(민주당)은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국민의힘 간사가 바뀌는 상황이라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다음 주에 소위원회 일정을 잡으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조국혁신당이 주장하는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은 합의된 주제가 아니어서 소위원회에서 사전 협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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