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마지막 귀향길 도보 재현 참가자 모집
경복궁~도산서원 270㎞
13박 14일…문화행사도
조선시대 문신이자 학자였던 퇴계 이 황(1501~1570) 선생의 마지막 귀향길을 재현하는 행사가 올해도 열린다. 2020년 첫 행사를 연 이후 여섯번째다.
경북도와 경북문화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받아 3월 29일부터 4월 12일까지 진행되는 ‘제6회 퇴계 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행사’를 앞두고 대장정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5일 밝혔다.
모집 기간은 오는 22일까지다. 주최측은 총 200명 안팎을 선발할 예정이다. 경북문화재단 공식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되며 참가비는 성인 10만원, 청소년과 어린이는 무료다.
퇴계는 1569년 69세의 나이에 이조판서에 임명됐으나 관직을 사양했다. 당시 임금 선조와 조정의 간곡한 만류에도 여러 차례 사직을 청한 끝에 같은해 3월 4일 사직이 허락됐고, 이후 지역 발전과 후진 양성을 위해 고향인 안동 도산서당으로 귀향했다. 벼슬보다 학문의 완성을 택한 것이다. 퇴계는 이듬해 타계했으며, 그의 귀향 여정은 ‘마지막 귀향길’로 기록됐다.
재현 행사는 퇴계의 마지막 귀향길을 그대로 따라 걸으며 귀향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다. 경북도는 권력의 중심인 서울을 떠나 실천·공경·배려·존중의 선비정신과 지역공동체 회복에 전념했던 퇴계의 철학을 계승하기 위해 매년 행사를 열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소멸 문제를 고민하는 ‘지방시대’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주최측은 3월 29일 교육과 안내 행사를 연다. 귀향길 재현의 출발점은 3월 30일 서울 경복궁 사정전이다. 이후 13박 14일 일정으로 경기 남양주·여주, 충북 충주·제천, 경북 영주를 거쳐 4월 12일 안동 도산서원에 도착하는 270㎞(700리) 구간을 걷는다.
여정 중에는 퇴계의 삶을 조명하는 연극 공연과 음악회, 인문학 강연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출발 당일 서울 경복궁에서 개막식이 열리고, 마지막 날 안동 도산서원에서 폐막식이 열린다. 문화행사는 서울 봉은사, 충주 관아공원, 제천 한벽루, 영주 이산서원 등 주요 명소에서도 이어진다.
퇴계의 마지막 귀향길 재현행사는 2019년 3월 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 전 장관은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5년 1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안동에서 한국국학진흥원장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 등을 지내며 퇴계의 삶을 정리한 ‘퇴계처럼’을 펴내기도 했다.
경북도는 퇴계의 삶과 철학이 녹아 있는 이 길을 ‘동양의 산티아고’로 문화상품화 해 전 국민이 인문학적 가치를 향유하는 대한민국 대표 정신문화 자산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박찬우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퇴계 선생의 귀향길은 권력을 내려놓고 지역의 미래를 고민했던 성찰의 길”이라며 “K-인문학의 정수를 담은 이 길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세계인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