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신진수 한국환경보전원장

“기후위기 시대, 탈탄소 교육은 생존 필수 전략”

2026-02-09 13:00:01 게재

공공부문 탄소문해력 키워 국가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 … 생태복원으로 탄소흡수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탈탄소 교육은 기후위기 시대에 생존을 위한 교육입니다. 미래세대를 이끄는 교사 등 기성세대가 먼저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읽고 새로운 기후 가치관을 공유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탈탄소 교육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됐어요. 프랑스 캐나다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이미 공공부문 탄소중립 교육을 의무화했죠. 탈탄소 가치관을 내재화하는 데 한국환경보전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일 신진수 한국환경보전원장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을 위해 ‘탄소 문해력’ 확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환경보전원(보전원)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탄소중립 교육·홍보 전문 공공기관이다. 전국 단위로 다양한 기후·환경교육을 진행 중이다. 신 원장과의 인터뷰는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에 있는 보전원에서 이뤄졌다.

신진수 한국환경보전원장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2022년 7월 ~ 2023년 8월)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2021년 4월 ~ 2022년 7월)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2020년 2월 ~ 2021년 4월)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장(2017년 12월 ~ 2020년 2월) △환경부 자원순환국장(2015년 11월 ~ 2017년 1월) △국립환경인재개발원장(2015년 3 ~ 11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최고지도자과정 수료 △호서대학교 환경공학박사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영학 석사 △고려대학교 법학 학사 사진 이의종

■1월 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공공부문 탈탄소 교육 의무화 관련 논의가 있었다.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중립은 국가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필수 가치다. NDC와 기후위기 대응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공공부문부터 기후·탄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역량을 높여야 한다.

보전원은 지난해 연구용역을 통해 탈탄소 교육 의무화를 위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법률안과 공공부문 종사자 150만명 대상 중장기 단계별 이행안을 마련했고 실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강조하는 ‘공공기관 탄소저감 성과 평가’도 평가 대상자들이 탈탄소 가치관을 내재화하고 실질적인 감축 수단을 이해해야만 지속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 입법 물꼬가 트인다면 제도 취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실무적으로 총력을 다해 뒷받침하겠다.

■1월 24일 김성환 기후부 장관과 충남 서천 장항 국가습지 복원사업지를 다녀왔는데, 서해안 K-생태관광 벨트 조성 계획 관련 논의가 있었나.

장항 국가습지 복원사업(2024~2029년)은 생태복원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과거 제련소를 운영해 중금속에 오염된 산업 부지를 생명력 있는 습지로 되살리는 국내 최초의 산업지역 생태복원지다. 생태복원은 단순히 자연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기후위기 충격을 흡수하고 생물다양성을 통해 생태계 회복력을 높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장항 국가습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람사르 습지인 서천 갯벌에 인접한 곳이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의 핵심 거점으로 기능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생물지리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단절된 생태축을 회복하고 국가 생물다양성 정책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선도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의미 있는 곳을 생태교육과 생태관광이 결합된 체류형 생태 거점으로 확장하려고 한다. 생태보전이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꿈이다. 해양생물자원관–장항송림–서천갯벌을 잇는 생태·역사 탐방로에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접목해 ‘보고 떠나는 관광’을 넘어 ‘머무르며 배우는 경험’을 제공하겠다. 또한 기후부 지방자치단체 국립공원공단 국립생태원 해양생물자원관 등과 협업체계를 구성해 장항 국가습지를 중심으로 ‘서해안 K-생태관광 벨트’구축을 지원할 방침이다. 여기에 조수간만의 차가 만들어낸 유부도 갯벌과 △도요·물떼새 등 철새 기착지 △서해 낙조 등 독보적인 생태 자원을 결합해 육상과 해양을 아우르는 탄소중립 생태관광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복원 등 생물다양성 회복이 서로 맞물리는 관계라는 걸 모르는 이들도 많다.

장항 국가습지 복원사업지만 해도 탄소흡수원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 복원이 완료되면 해당 지역의 연간 탄소저장량은 기존 1500톤에서 6600톤으로 약 340%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연간 승용차 약 1만대가 배출하는 탄소량을 흡수·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생태복원이 생물다양성 회복을 넘어 실질적인 탄소흡수원 확충과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인 수치로 입증할 수 있다.

더욱이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모델’ 구현도 가능하다. 생태복원사업지에 재생에너지 도입을 통해 생태계보전과 에너지 자립을 동시에 달성하도록 할 계획이다. 방문자센터 등 시설 운영에 필요한 전력 사용량(641kW/일) 100%를 태양광 발전으로 전량 조달하겠다. 6월까지 1500㎡ 규모의 태양광 패널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반영한 설계를 마치고 하반기에 착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5대강 수계 매수 토지를 중심으로 ‘주민주도형 햇빛소득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 보전원은 매수토지 관리 전문기관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상수원관리지역 내 햇빛소득 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 공모부터 태양광 설치가 가능한 유휴 부지 발굴, 사업계획서 컨설팅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

■취지가 좋아도 현장 수용성이 떨어지면 성공하기 어렵다. 국가 예산도 한정적이다.

기존의 정부 주도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환경·사회·투명경영(ESG) 수요를 실질적인 생태복원 성과로 연결하는 민관협력 모델을 확대 중이다. 삼성전자 현대로템 산수그린텍 등 여러 기업들과 생태복원 사업을 한다.

또한 보전원은 2030년까지 국토 30%를 보호·복원하는 국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민관협력 플랫폼인 ‘30×30 얼라이언스’에 참여 중이다. 13년간 축적해 온 수변생태벨트 조성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참여형 자연환경복원사업’을 한다. 기업의 환경·사회·투명경영 전략과 자연자본 공시(TNFD) 대응 수요를 실제 복원이 필요한 현장과 연계한다. 또한 보호지역은 아니지만 보전 효과가 높은 자연공존지역(OECM)을 발굴·확대해 기업 참여가 국제 생물다양성 목표 달성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5년 6월 준공된 ‘아산 선장면 철새 서식처 복원사업’이다. 보전원을 중심으로 △현대자동차 △아산시 △지역 환경단체가 참여해 훼손된 철새 서식지를 복원하고 생태학습·관찰 공간을 조성했다. 보전원은 기획부터 설계·시공·모니터링까지 전 과정을 총괄 지원했다. 기업은 재원을 마련했다. 지자체는 행정 지원과 사후 관리, 지역 단체는 시민 참여와 교육을 담당했다. 그 결과 해당 지역은 생물다양성 보전과 환경교육, 지역사회 참여가 결합된 지속 가능한 생태계서비스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2023년 취임 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조직 문화도 젊어진 것 같다.

직원들이 스스로 역할에 자부심을 느끼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정비하는 데 집중했다. 일을 잘하는 건 기본이다. 관행적으로 해오던 비효율을 걷어내 ‘일은 가볍게, 성과는 분명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취임 직후 내린 제1호 지시사항인 ‘실효성 없는 불필요한 출장을 자제하라’도 이러한 생각에서다.

사실 업무 효율과 몰입도를 높이면서 ‘출근하고 싶은 일터’를 만드는 게 쉽지는 않다. 직원들 의견을 듣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고 방식을 좀 달리했다. △타운홀미팅 △브라운백미팅 △주니어보드 등 다양한 소통 창구를 운영 중이다.

■워낙 격의 없게 직원들과 지내서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을 그만둘 때 미화원 분이 아쉬운 마음에 손수 뜬 목도리를 선물하기도 했지만 MZ세대 마음을 읽기가 쉽지는 않다.

주니어보드를 운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주니어보드는 입사 5년 이내의 20~30대 직원들로 구성된다. 청년 세대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올해부터 6개월마다 여는 타운홀미팅도 대상에 따라 방식을 달리 운영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 청년 세대들이 주축이 될 경우 소통 목표와 임원진 등이 주축이 될 때는 분명 논의 내용이나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인사평가 체계도 확 바꿨다. 승진소요최저연수를 23년에서 14년으로 줄이는 등 역량 중심의 평가체계를 구축했다. △배우자 출산휴가 △출산전후휴가 △육아휴직 △가족돌봄휴직 등의 기간은 당연히 승진소요최저연수에 포함한다. 시차출퇴근제와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통해 개인 생활 여건에 맞는 근무 형태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 결과, 여성 직원의 육아제도 이용률은 97%, 남성 직원의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률은 93%, 육아휴직 후 복귀율은 94%로 공공기관 평균을 상회한다. 나아가 기관장 리더십 부문에서도 10점 만점을 획득하며, 성평등가족부 주관 가족친화인증을 9년 연속 유지했다. 앞으로도 녹색전환을 선도하면서도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행복한 공공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알기 쉬운 용어설명

■30×30 얼라이언스 = 2030년까지 전지구 면적의 30%를 보호지역으로 보전하고 훼손지역의 30%를 복원하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지자체·기업·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민관 협의체다. 2022년 캐나다에서 열린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2030년까지 30% 보호와 30% 복원하기로 약속하는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를 채택했다.

■자연공존지역 =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하면서 관리되는 지역이다. 기업 소유 산림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30×30 목표 달성을 위한 보완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자연자본 공시 = 기업의 자연 의존도와 자연 훼손 영향을 재무제표에 반영해 공개하도록 하는 국제 프레임워크다. 기업에 요구하는 정보 공개의 범위가 기후변화에서 자연으로 확대 강화되면서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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