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도둑’ 잡는 장관TF 가동 …“안 내리면 가격 강제조정”

2026-02-11 13:00:01 게재

관계장관 참여 범정부 체계 … 부정수급 적발하면 즉시 수사의뢰

대통령 지시 후속 조치 … “3개 점검팀 운영, 불공적거래 등 추적”

정부가 민생물가를 잡기 위해 상반기 동안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집중 가동한다. 대통령의 ‘유통구조 개선’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다. 분야별로 3개 점검팀을 두고 필요하면 운영 기간을 연장다. 담합이나 독점력 남용 등 불공정거래행위가 발견된 품목에 대해선 가격 재결정 명령 등 가능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1차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회의에서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추진방향과 △부처별 생활밀접 품목 물가수준 점검 및 안정화 방안 △불공정거래 점검 추진방향 등을 집중논의했다. 중점 추진 과제는 △불공정거래 점검 △정책 지원에 대한 부정수급 점검 △유통구조 점검 등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재정경제부 제공

◆3개 팀이 현장 뒤진다 = TF는 구 부총리가 의장, 공정거래위원장이 부의장을 맡되 농산물 등 이슈 품목별로는 소관 부처 장관과 기관장이 필요에 따라 참석한다. TF 산하에는 △불공정거래 점검팀 △정책지원 부정수급 점검팀 △유통구조 점검팀을 두고, 점검 대상과 사안에 따라 협조 부처를 추가하거나 세부 팀을 탄력적으로 구성한다. 운영은 TF에서 점검 대상 품목과 분야를 제시하면 점검팀이 이를 검토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다시 TF에서 결과를 발표하는 3단계 구조로 진행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상반기 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불공정거래 점검팀은 담합과 경쟁 제한 등 독과점적 시장구조를 악용한 행위와 불공정거래를 대상으로 범정부 합동 단속을 추진한다. 정책지원 부정수급 점검팀은 할당관세, 할인 지원, 정부 비축 등 주요 물가안정 정책의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부정수급이 적발될 경우 즉시 수사를 의뢰한다. 동시에 제도 개선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 유통구조 점검팀은 소비자단체 등과 협업해 유통 단계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관련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등 유통구조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가격강제조정 카드 검토 = 특히 불공정거래 점검팀은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을 팀장으로 산하에 △모니터링 및 사후관리반 △현장조사반을 운영한다. 법무부와 검찰청, 경찰청, 행안부, 문체부, 국세청 등 범부처 협력을 통해 국민이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물가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고 물가 감시를 강화한다.

점검팀은 △품목별·제품별 가격 인상률 △시장집중도 △국민 생활 밀접도 등을 기준으로 불공정거래 우려 품목을 선정한다. 이미 높은 가격이 형성된 민생 밀접 품목과 국제가격 대비 국내 가격 수준이 높은 품목, 원재료 가격 변동 대비 제품 가격 조정이 불균형한 품목 등도 검토한다.

각 품목 가격 추이를 품목별 소관부처와 한국소비자원 등과 모니터링한 뒤 그 결과를 반영해 불공정 우려 품목을 지속 업데이트해 관리할 예정이다.

특히 불공정한 거래와 독과점적 시장구조 등으로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이 형성된 불공정거래 우려 품목에 대해선 공정위를 비롯한 관련 부처가 합동 조사를 실시한다.

◆가능한 정책수단 총동원 = 조사 결과 담합, 독점력 남용 등 불공정거래행위가 발견되는 품목에 대해선 가격 재결정 명령 등 가능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가격 정상화를 꾀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가격재결정명령이다. 물가안정법 제2조(최고가격의 지정)에 근거한 강력한 행정 조치다. 불공정 행위로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형성된 품목에 정부가 직접 ‘가격 정상화’를 압박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원재료 가격은 내려갔음에도 제품 가격을 요지부동으로 유지하는 민생 밀접 품목이 1순위 타깃이다.

정부의 강경책에 재계는 긴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민간 가격 결정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시장 경제 원리를 흔들 수 있다”며 과잉 규제를 우려한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공정위와 수사기관 간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TF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물가 안정과 관련해 “과일도, 농수산물도 유통 구조가 이상하고, 축산물도 소값은 폭락하는데 고깃값은 안 떨어진다”며 “특정 기간 물가 문제를 집중 관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검토해 달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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