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이 계시겠습니다?” 대신 “말씀이 있겠습니다”

2026-02-12 13:00:06 게재

문체부·국립국어원

‘개선이 필요한 공공언어 30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국민 설문조사를 거쳐 ‘개선이 필요한 공공언어 30선’을 12일 발표했다. 공공언어란 좁게는 공공기관 등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용어를 말하며 넓게는 신문 방송 무인자동화기기(키오스크)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모든 언어를 말한다. 이번 조사는 2025년 12월 24일부터 30일까지 전국 14세 이상 79세 이하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다매체 환경에서 자주 접하는 어려운 어휘와 잘못된 표현 30개를 제시하고 개선 필요성을 물었다.

조사 결과, 30개 항목 전체에 대해 ‘바꿔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평균 61.8%로 나타났다. 특히 13개 항목은 개선 필요성 응답이 70%를 넘었고, 이 중 5개는 80% 이상이 바꿔야 한다고 답해 공공언어 개선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인됐다.

가장 개선 요구가 높았던 표현은 ‘과도한 높임 표현’이었다.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등 사물이나 상황에까지 높임 표현을 사용하는 사례에 대해 응답자의 93.3%가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는 ‘말씀이 있겠습니다’로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어법 오류에 대한 개선 요구도 높았다. ‘되-돼’ 혼동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응답은 90.2%에 달했다. 예컨대 ‘안 돼는 일을 고집하면 안 되’는 ‘안 되는 일을 고집하면 안 돼’로 고쳐야 한다. 또한 ‘염두해 두다’(→염두에 두다), ‘정답을 알아맞추다’(→알아맞히다) 등도 개선 필요 표현으로 꼽혔다.

차별·혐오 표현에 대한 문제 제기도 두드러졌다. ‘-충’(맘충, 급식충 등) 표현은 87.1%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장애를 앓다’(→ 장애가 있다) 역시 78.7%가 부적절하다고 봤다. ‘일반인-장애인’ 대신 ‘비장애인-장애인’을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외국어 남용 표현도 개선 대상으로 선정됐다. ‘리터러시’는 ‘문해력’, ‘이니셔티브’는 ‘주도권’, ‘페이백’은 ‘환급’, ‘스쿨 존’은 ‘어린이 보호 구역’으로 바꿔 쓰는 것이 적절하다는 제안이다. ‘몰카’는 범죄의 심각성을 희석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불법 촬영’으로 순화하도록 했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향후 ‘쉬운 우리말 다짐 이어가기(챌린지)’와 짧은 영상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바르고 쉬운 우리말 사용을 확산할 계획이다. 또한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공공언어, 방송언어 개선 국민 제보’ 게시판을 운영해 국민이 직접 잘못된 언어 사례를 신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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