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추격 따돌려

2026-02-19 13:00:15 게재

이스라엘 선사 ‘ZIM’ 인수

해운동맹 제미나이 강화

독일의 국가대표 선사 하팍로이드가 이스라엘 선사 짐(ZIM) 지분 100%를 인수하며 일본 선사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추격을 따돌렸다.

이번 인수전이 세계 해운시장의 변화를 촉발할 것인지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하팍로이드는 2023년 한국의 HMM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인수 후보자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2024년 HMM 등과 운영하던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에서 탈퇴, 덴마크 선사 머스크와 새로운 해운동맹 제미나이를 구성한 바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하팍로이드와 ZIM이 발표한 양사 인수계약에 따르면 하팍로이드는 ZIM의 주식 100%를 주당 35달러, 총 42억달러(약 6조원)에 인수한다. 거래된 주식가격은 13일 종가 대비 58%, 최근 90일 가중평균주가 대비 90% 높은 수준이다. 이번 거래에 대한 추측이 제기되기 전인 지난해 8월 주가와 비교하면 126% 높은 수준이다.

양사는 이스라엘 규제 당국의 승인절차 등을 거쳐 올해 말까지 계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계약이 성사됐을 때 하팍로이드 선대 규모는 현재 305척의 컨테이너선과 선복량 239만TEU(1월 알파라이너 기준)에서 400척 이상, 310만TEU 규모로 커진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1월 현재 선복량 기준 세계 5위인 하팍로이드는 세계 6위인 일본 ONE(208만TEU)와 30만TEU로 격차가 좁혀졌지만 통합법인은 ONE와 격차를 100만TEU 규모로 벌이면서 세계 5위 자리를 안정적으로 다지게 된다.

스위스(MSC) 덴마크(머스크) 프랑스(CMA CGM) 중국(COSCO) 독일(하팍로이드) 일본(ONE) 대만(에버그린, 양밍 각각 7위, 9위) 한국(HMM) 이스라엘(ZIM) 등 9개국이 상위 10개 선사를 운영하고 있는 세계 컨테이너 정기선 해운시장에서 이스라엘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지만 전략산업으로서 해운은 계속 유지한다.

이스라엘 최대 사모펀드인 FIMI가 ZIM의 컨테이너선 정기선 사업부를 인수해 ‘뉴 짐’(New Zim)을 설립, 운영하는 것이다.

‘뉴 짐’은 16척의 컨테이너선을 운영하고, 이스라엘 정부가 ZIM에 행사하던 특수지분(황금주) 의무도 승계해 전략물자 운송 등 이스라엘 정부의 공급망 안전성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뉴짐은 하팍로이드와 머스크가 운영하고 있는 해운동맹 제미나이 네트워크도 활용한다. 미국의 해운조선 전문미디어 지캡틴에 따르면 제미나이 네트워크는 동서 무역항로를 따라 29개의 공동운항 노선과 29개의 셔틀노선을 포함한다.

하팍로이드는 ZIM을 인수하면서 아시아 태평양항로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한다.

롤프 하벤 얀센 하팍로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인수합병 발표 후 “고객들은 태평양횡단, 아시아 역내, 대서양, 라틴아메리카 및 동지중해 항로에서 크게 강화된 네트워크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평양과 아시아 역내 항로는 HMM과 고려해운 장금상선 등 한국 국적선사들의 주력 항로다.

이샤이 다비디 FIMI펀드 설립자 겸 CEO는 “FIMI는 이스라엘을 위한 강하고 독립적인 해운사의 전략적 주용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우리는 안정적인 이스라엘 선사 ‘뉴 짐’을 창설할 것이며 하팍로이드를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팍로이드와 ZIM의 거래는 코로나 대유행 이후 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세계 해운시장에 구조변화를 촉발할 것인지 주목된다. 지캡틴은 17일 “이번 인수는 선사들의 수익성이 둔화되는 시기에 이루어졌다”고 분석했다.

하팍로이드는 지난해 매출액 211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36억달러, 영업이익(EBIT)은 11억달러로 2024년 EBITDA 50억달러와 EBIT 28억달러에 비해 대폭 줄었다. 운송량은 1350만TEU로 8% 증가했지만 평균 운임이 TEU당 1376달러로 8% 하락한 게 주요 원인이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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