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도시 특산물로 공무원끼리 요리 대결
종로구 ‘구내요리사: 계급전쟁’ 영상 눈길
12개 도시 ‘온라인 직거래장터’ 응원 취지
“호텔외식조리과를 나와 일식집에서 3~4년 일했고 자영업도 1년 했습니다.” “비상이 많아 힘들지만 다같이 먹고 힘내자며 음식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새참을 떠올리게 됐네요.”
서울 종로구 공무원들이 ‘조리괴물’ ‘새참하는 박 주모’ 등 별칭으로 요리 대결에 나서 눈길을 끈다. 7급과 8급 공무원 4명이 흑과 백으로 나뉘어 60분간 실력을 겨루고 상관들이 맛 평가로 승자를 가렸다. 지정된 자매도시 특산물을 활용하는 조건이었다. 지난 1월 1일부터 상설 운영 중인 ‘온라인 직거래장터’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구내요리사: 자매도시 요리 계급전쟁’이다.
19일 종로구에 따르면 구는 설 명절을 앞두고 최근 화제를 모은 요리 경연대회 ‘흑백요리사’를 본뜬 영상을 제작해 ‘종로티브이(TV)’에 공개했다. 사내 게시판을 통해 참가자를 공개 모집했는데 평소부터 요리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직원 4명이 자발적으로 대결에 응했다. 공교롭게도 7급과 8급 각 2명씩 팀을 이뤄 경연을 펼치게 돼 ‘계급전쟁’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새참하는 박 주모’를 자처한 박진창 종로1~4가동 주무관은 스스로에게 ‘조리괴물’이라 이름붙인 강민우 문화과 주무관과 흑을 잡았다. 8급 직원들이다. 요리경력 16년을 자랑하는 ‘집밥여신’ 김혜진 교통행정과 주무관과 자신의 요리가 너무 좋아 회사로 싸온다는 ‘도시락 연구소장’ 조은성 재무과 주무관은 7급이라 백팀이 됐다.
흑과 백에 속한 직원들은 각각 경기도 안성 한우와 강원도 고성 들기름, 속초 문어와 고성 전복으로 개성 있는 요리를 만들었다. 60분 제한이 주어진 가운데 경연장인 구청 지하 1층 구내식당 분위기가 달궈졌다. 한우 간장구이와 감자 퓌레, 곤드레 들기름 막국수, 문어 세비체, 전복 내장 크림파스타가 완성품으로 나왔다.
부구청장과 행정국장이 심사를 맡아 각 요리를 맛보고 점수를 매겼다. 두 심사위원은 “우위를 가리기 어려웠다”며 흑팀에 182점, 백팀에 185점을 주었다. 심사위원에게 음식을 낼 때부터 “질 수가 없다”고 자신했던 조 주무관은 “(전문 요리사가 아닌) 일반인지만 끓어올랐다”며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같은 팀 김 주무관은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은 적이 없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3점 차이 패자들도 웃으며 승자에게 박수를 보냈다. 박 주무관은 “전날 사무실에서는 완판됐다”며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요리대회 수상 경력까지 있는 강 주무관은 “공직생활 6년만에 전에 하던 일을 해봤다”며 “옛 열정을 다시 추억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돌이켰다.
14분 분량 영상은 “질 좋은 특산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를 많이 이용해달라”는 참여자들 당부로 마무리된다. 현재까지 5만5000명 이상이 시청하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내용을 짧게 줄인 예고편 영상도 조회수가 늘고 있다.
종로구 자매도시 온라인 직거래장터는 구 누리집을 통해 접속할 수 있다. 강원도 영월과 경북 안동, 경남 거창과 전북 정읍, 전남 곡성 등 11개 자매도시와 강원특별자치도까지 12개 지자체에서 생산한 농산물과 특산물, 명절 선물, 건강식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자매도시 특산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지속적인 소비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문화와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매도시와 교류를 확대하고 우정과 협력의 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