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전초전 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2026-02-20 13:00:01 게재

지역정치권 입장 바꿔가며 충돌

지방의회 반대 의결에 “코미디”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놓고 지역 정치권의 충돌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실상 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전초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인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는 19일 각각 임시회를 열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의결한 특별법안에 따른 행정구역 통합추진에 대한 의견 청취의 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의결했다.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이날 “국회 행안위는 충청권의 바람과 요구 대신 국회통과와 정부부처의 수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알맹이가 빠진 대안을 의결했다”고 비판했다. 이한영 대전시의원도 5분 자유발언에서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자치권·재정 확대를 전제로 하는 당초 취지와 달라졌다”며 “시민의견을 다시 묻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의 이번 의결은 재차 의결된 것이다. 이들은 이미 지난해 7월 마찬가지로 대전시장과 충남지사가 제출한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구역 통합에 관한 의견 청취의 건’을 ‘찬성’으로 의결한 바 있다.

다수당인 국민의힘의 논리를 종합하면 지난해 의결은 대전시와 충남도가 마련하고 국민의힘이 발의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국힘 특별법)을 전제로 한 것으로 특별법 내용이 달라진 만큼 의결도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양 시·도의회 소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치 코미디”라며 “대전·충남만 빠지자는 것이냐”고 맹비난에 나섰다. 대전시의회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행정통합을 정쟁의 소재로 삼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의결이 ‘조건부 찬성’이라는 주장에 대해 “우리는 법안 조문조차 보지 못했고 행정자치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충분한 설명이 없어 내용을 알기 어렵다’고 지적한 기록이 있다”며 “당시의 의결이 ‘구체적인 조건을 전제로 한 찬성’이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충남도의회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 역시 이날 성명을 내고 “의견 청취를 재상정한 촌극은 정치적 메시지를 위한 행보”라며 “만약 통합이 좌초될 경우 충청권이 감당해야 할 정책적·재정적 불이익에 대해 국민의힘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시·도의회뿐 아니다. 이날 대전시에서는 국힘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과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이 잇따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양측을 맹비난했다.

조승래 의원은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3개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차별적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고 모두 기본이 같다”며 “만약 대전충남 특별법안만 통과하지 못한다면 대전과 충남은 균형성장의 패싱지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번 특별법으로 통합을 하고 나면 오히려 통합한 곳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매년 5조원을 지원한다는데 실제 가능한지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24일 국회를 대규모 항의방문을 할 예정”이라며 “대전시민 수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놓고 여야간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지역에서는 사실상 행정통합 논의가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전초전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을 추진한 측은 국민의힘이었다. 하지만 당시 이를 반대했던 정부여당이 ‘찬성’으로 입장을 바꾸자 이번에는 국힘측이 ‘반대’로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이 사이 수많은 ‘찬성’과 ‘반대’ 논리가 쏟아졌지만 결국 선거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양 시·도의회 재의결은 법적으로 구속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지역 한 정치권 인사는 “대전·충남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찬성이 다소 높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결국 6월 지방선거를 4개월도 안남은 시점에서 행정통합이 전초전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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