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 대오염의 시대

보이지 않는 오염…들리지 않는 과학

2026-02-23 13:00:01 게재

매캐한 검은 연기와 콸콸 쏟아지는 폐수. 과거 환경오염은 ‘눈에 보이는 적’이었다. 하지만 현대 오염은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좀처럼 감지하기 힘든 게 특징이다. 약 30년을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온 저자는 ‘화학 찌개’가 된 사람과 북극곰이 기후위기라는 거대 담론 뒤에 숨은 ‘투명한 침입자’들에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과학자이자 행정가이다. 약사이자 독성학 전공자로 환경행정 현장에서 과학은 오염 문제를 극복할 결정적 수단이지만 사회적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힘을 잃는다는 진리도 수차례 체감했다. 과학자와 일반인의 위험 인식 차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또한 과학자 역시 ‘인식 편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정선화/푸른숲/2만1000원

저자는 ‘과학-정책-소통’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가야 ‘기후 생태 환경오염’이라는 지구의 3중 위기 시대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흔히 위험을 양자택일로 판단하려고 한다. 하지만 과학은 그렇게 판단할 수가 없다. 위험은 ‘확률’이다. 문제는 부풀려진 두려움이 주류가 되었을 때 일어난다. 객관적으로 시급하고 중요한 위험과 그렇지 않은 위험에 대한 대응 전략의 우선순위가 바뀌게 되면 다수의 건강피해를 막을 적기를 놓칠 수 있다. 때문에 위험의 과학적 관리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소통이 필수다.

효과적인 위험 관리는 과학적 평가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요인을 고려한 정교한 위험 소통 전략이 기반이 돼야 한다. 더불어 완벽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다수의 힘이 함께 한다면 지구 3중 위기 시대에 우리 인류는 또다시 살아남을 방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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