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석달 남은 우원식 의장 주력법안 ‘공전’
국민투표법·사회적 대화 제도화법
법안소위에서 한 번도 논의 안 돼
임기를 석 달여 남겨놓고 있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주력 법안들이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공전을 이어가고 있다. 개헌을 위한 첫 관문인 국민투표법 개정안은 국민의힘의 반대로 법안소위에 상정조차 못하고 있다. 사회적 대화를 제도화하는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 역시 다른 법안들에 밀려 국회 운영위 제도개선 소위에서 단 한 차례도 검토되지 못했다.
우 의장은 수차례에 걸쳐 법안 통과를 압박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거대양당은 이 법안들을 후순위로 밀어놓았다.
23일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국민투표법의 경우엔 재외국민들의 투표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과 함께 사전투표 허용, 투표 연령 하향까지 들어가 있어 국민의힘의 동의를 얻기가 어렵다”면서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의 경우 사전투표와 선거부정을 연결짓고 있어 국민의힘 지도부가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핵심법안으로 지목해 강행처리하지 않는한 본회의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국민투표법은 국회 행정안전위에 상정됐지만 제2 법안소위엔 올라가지 못했다. 제2 법안소위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서범수 의원으로 법안 심사를 위한 소위를 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전충남 통합법과 같이 전체회의에서 강행 처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단 한 차례의 공청회나 축조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상임위를 통과하더라도 법사위까지 강행 처리할지도 미지수다.
민주당은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국민투표법 제14조 1항이 2015년에 헌법재판소로부터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후 10년 넘게 위헌상태로 남아있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투표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국민투표법 개정은 개헌을 위한 첫 단추로 강행처리할 경우 국민의힘이 개헌 자체를 거부할 명분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선택이 주목된다.
사회적 대화의 제도화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도 멈춰 서 있다. 지난해 10월 민주당 소속의 문진석, 허영, 안호영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하고 우 의장도 의견을 제출했다.
4개의 법안과 의견의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이 법안들은 국회에 사회적 대화 기구나 사회적 대화 위원회를 두고 사회적 대화를 통해 나온 결과를 입법이나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운영위는 검토보고서를 통해 사회적 대화 기구 설치의 경우 교섭단체 합의나 운영위 동의가 아닌 “조직체의 구성의 경우엔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결과보고서를 정부에 이송해 이행토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운영위 전문위원실은 “처리 요구 절차를 어떻게 규율할지를 법률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기구 제도화 법안의 경우 특별한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거대양당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어 논의조차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며 “다른 쟁점 법안들을 처리한 이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