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문가 99% 기준금리 동결 전망
정부의 부동산시장·환율 안정 정책에 연말까지 동결 지속될 듯
금통위 주목할 내용 ‘성장률 전망치 상향 수준·물가 전망 조정’
국내 채권전문가 100명 중 99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정부의 부동산시장과 환율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이 집중되고 있어 금리 동결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전문가들은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로 성장률 전망치 상향 수준과 물가 전망 조정 여부를 꼽았다.
◆시장금리·물가 채권시장 심리 악화 = 24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6년 3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시장참여자 99%가 오는 26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투협은 “높은 수준의 환율이 지속 유지되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2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예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2월 10일부터 13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조사에서 종합 채권시장 심리(BMSI)는 96.5(전월 96.8)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시장금리 관련 채권시장 심리 또한 118.0(전월 121.0)으로 전월 대비 악화됐다. 국내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는 반면,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2%를 상회하며 시장금리가 상단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상존해 금리상승·하락 응답자가 모두 전월 대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과 고환율로 인해 물가 관련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 대비 악화됐다. 물가 BMSI는 물가상승에 15명, 물가하락에 0명이 응답하여 85.0(전월 94.0)으로 조사됐다.
다만 환율은 하락 전망이 더 증가했다. 환율상승에 12명, 환율하락에 32명이 응답하면서 환율 BMSI는 120.0(전월 82.0)으로 조사됐다. 금투협은 “해외 주요 IB들의 환율 하락 전망과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시작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감에 따라 환율하락 응답자가 전월 대비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금통위가 열렸던 시기에 비하면 고환율 우려가 비교적 완화됐다는 점에서 이번 금통위에서는 매파적 색채를 덜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만장일치 동결 및 포워드 가이던스 유지 전망 등 표면적으로는 1월 금통위와 같겠지만 내용은 완화적인 것으로 전망한다”며 “지난달 매파적 기조를 강화시켰던 근거들이 더 강해지지 않았고 환율은 하락하고 변동성도 낮아져 발언의 수위가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전망치 1.9~2.0%로 상향 조정 예상 = 이번 금통위에서는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얼마나 올릴지가 관전 포인트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개선과 내수 회복 등에 따라 기존 1.8%에서 1.9~2.0%로 상향 조정되리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1%로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호조는 분명한 성장률 상향 조정 요인이지만 지난해 4분기 성장률 부진(주로 건설투자)과 비 반도체 수출 추이, 관세 불확실성 등에 상향 폭을 크게 가져가기는 어렵다”며 “추경은 국회 통과 현실화 시점에서야 반영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성장률 상향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어, 전망치가 2.0%에 근접할 경우에는 정책 스탠스의 매파적 전환으로 해석되기보다 ‘동결 장기화’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반면 상향 폭이 제한적이거나 1.9% 수준에 그칠 경우엔 성장 개선 기대가 과도했다는 인식 속에 금리는 단기적으로 하향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물가 전망의 경우 기존 2.1% 수준이 유지된다면, 물가 안정 경로에 대한 신뢰가 유지된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금리 동결 기대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안 연구원은 “성장률이 상향되고 물가 전망이 유지되는 조합이라면 통화정책은 ‘장기 동결’ 기조로 확고해 질 것”이라며 “국고 3년물 금리는 2.95~3.25% 범위 내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대법원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제122조 기반 10% 글로벌 관세를 즉시 대체 부과하고 하루 만에 다시 15%로 상향하는 등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이에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해 한은은 경제 전망을 한 번에 큰 폭으로 조정하기보다 이번에 이번에는 소폭 수정하고 다음 시점(5월)에 추가로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에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