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 등록했는데…어디로 나가지?

2026-02-24 13:00:02 게재

국회 정개특위, 선거구획정 지연

“선거구획정위 독립성 보장해야”

6.3 지방선거 지방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지난 20일 시작됐다. 하지만 국회가 지방의원 선거구 획정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또 다시 ‘깜깜이 선거’가 우려되고 있다. 중앙선관위가 기존 선거구를 잠정 적용해 예비후보 등록은 받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예비후보들은 자신의 선거구도 모른 채 선거운동에 뛰어드는 셈이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100일 앞으로 2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알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수원 연합뉴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는 23일 소위원회를 열고 6·3 지방선거에 적용할 지방의회 선거구 획정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소위원장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에게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주요 쟁점 6~7개에 대한 개별 의원들의 의견을 들었고 따로 결론을 낸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소위에선 행정통합에 따른 광역의회 획정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간사는 다음달 3~4일 정개특위 전체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며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회는 이미 헌법재판소가 정한 선거구 조정시한을 넘긴 상태다. 헌재는 전북도의회 선거구가 인구 편차 상하 50%의 기준을 위반한 점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이달 19일까지 재획정을 명령했다. 전북도의회뿐 아니라 다른 지방의회도 인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들이 존재해 선거구 재획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광역의원 총 정수와 선거구, 기초의원 총 정수는 공직선거법에서 정한다. 선거구획정을 포함한 공직선거법 제·개정 논의는 국회 정개특위에서 사실상 결정된다. 국회가 공직선거법을 확정해야 시·도별 선거구 획정위원회를 열어 기초의원 선거구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데 줄줄이 정체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매번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의원 선거구획정 법정시한은 선거일 전 6개월이다. 하지만 제6회 지방선거는 111일 전, 제7회는 96일 전, 제8회는 42일 전에야 법 개정이 이뤄졌다. 1995년부터 시작된 역대 지방선거를 통틀어 선거구획정 법정기한이 지켜진 것은 2006년 제4회 지방선거가 유일하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 피해는 후보와 유권자에게 돌아간다. 당장 지방선거가 99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예비후보들은 선거구도 모른 채 선거운동에 나서야 하고 유권자 역시 후보 선택에 혼란을 겪게 될 공산이 크다.

게다가 시민사회와 소수정당들이 요구하고 있는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정치개혁 안건은 정개특위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진보 4당은 선거구 획정뿐 아니라 △3~5인 중대선거구제 도입 △광역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 △무투표 당선 근절 △지방의회 비례대표 대폭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성 보장 등을 요구했다. 협의회는 지난달 임시회에서 “선거구 획정 지연이 입후보 예정자의 선거운동의 자유 및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하고 선거법 집행과 처벌의 공백, 지방자치제도의 근간 훼손 등 중대한 헌법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성 보장, 법정 기한 경과 시 자동 확정 제도 등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3일 기준 전국 광역의원 선거 예비후보 등록자는 513명, 기초의원 선거 예비후보 등록자는 926명이다. 현재 광역의원 선거구는 779곳, 정원은 779명이고 기초의원 선거구는 1030곳, 정원은 2602명이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곽태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