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불광 등 6개 재개발 지역, 신통기획 지정
신통기획, 반지하·노후 다세대 주택지 확대 ‘속도전’ 지적도 … 물량·안정성 균형 필요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구역을 추가 지정하며 정비사업 외연을 넓히고 있다.
시는 23일 ‘2026년 제1차 주택재개발 후보지 선정위원회’를 열고 △구로구 개봉동 66-15 △구로동 792-3 △은평구 불광동 442·445 △서대문구 옥천동 123-2 △광진구 구의동 46 일대 등 6곳을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추가 지정으로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는 총 154곳으로 늘었다. 서울 전역에 걸쳐 저층 노후 주거지를 중심으로 사업 대상지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선정 지역은 노후도 70% 안팎, 반지하 비율 50% 이상인 저층 주거지와 주민 동의율 70% 이상 확보 지역, 주변 개발사업과 연계 효과가 기대되는 곳 등이다. 구로동 일대는 G밸리와 인접해 직주근접 수요 흡수가 가능하다는 점이 고려됐고 불광·개봉 일대는 기반시설이 열악해 주거환경 개선 필요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는 ‘신속통합기획 2.0’을 적용해 정비사업 기간을 평균 18.5년에서 12년 수준으로 단축하고 정비구역 지정도 2년 이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성 보정계수, 현황용적률 인정, 입체공원 도입 등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의 제도 개선 장치도 적극 반영한다.
주목할 점은 신통기획 내 재개발 비중 확대다. 초기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재건축이 부각됐지만, 최근에는 반지하 밀집지와 노후 다세대 주택지가 많은 재개발 구역 선정이 잇따르고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와 함께 재개발을 병행함으로써 공급 대책을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기간 공급 신호를 시장에 제시하려는 정책적 의지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사업 여건은 녹록지 않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로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이 사실상 막히면서 현장에선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주비 대출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관리처분 이후 이주 일정이 지연돼 전체 사업 일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정부에 이주비 대출 규제 개선을 건의하고 사업장별 금융 지원 보완책을 모색 중이지만, 중앙정부의 금융 정책 방향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비사업 확대 기조를 두고 ‘속도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공급 확대라는 정책 목표에는 공감하지만, 교통·환경 영향 검토와 기반시설 확충 계획, 사업성 분석 등 필수 절차에 필요한 시간까지 과도하게 압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정비사업 특성상 초기 판단이 향후 수십 년 도시 구조를 좌우하는 만큼, 속도와 안정성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비사업 성과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진다. 착공·인가 실적과 실제 입주 물량 사이의 시차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지방선거를 앞둔 공방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서울시에 집중된 정비사업 권한 일부를 자치구로 이양해 책임성과 지역 맞춤형 결정을 강화하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반면 시는 광역 단위의 도시계획 조정 기능과 공공성 확보7777를 위해 일정 수준의 권한 집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신통기획 재개발이 154곳으로 확대된 것은 공급량 확보에 청신호이지만그만큼 리스크 관리도 중요해졌다”며 “공급 속도와 사업 안정성, 신통기획 제도에 대한 주민의 신뢰 확보 등 균형 갖춘 정비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