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팔아 102억 남겨도 세금 7억원
경실련 “장특공제, 조세형평성 무너뜨려”
근로소득 세부담, 양도세 4~5배에 달해
주택을 오래 보유하면 양도세를 대폭 깎아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가 집값상승과 조세 형평성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3일 ‘부동산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실태 분석결과를 공개하며 “보호조치가 거듭되다 보니 어느덧 조세 형평성을 무너뜨리고 강남 쏠림 현상을 부추기는 원인이 돼 버렸다”고 진단했다.
장특공제는 12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이라도 장기간 보유하는 경우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해주는 제도다.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를 억제하고 장기보유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강화돼 왔다.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압구정 현대2차(전용 196.84㎡) 아파트를 2015년 25억원에 산 사람이 2025년 127억원에 내놓은 경우 세전 양도차익은 102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1세대 1주택자 기준으로 세금은 7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94억4000만원을 불로소득으로 번 셈이라는 지적이다.
강남 아파트 보유자가 시세차익으로 내야 하는 양도세는 같은 돈을 일해서 번 사람에게 물리는 소득세보다 5배 가량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실련에 따르면 15년 보유한 강남구 압구정 현대 3차(전용 82.5㎡) 아파트를 내놓은 사람이 양도차익으로 42억5000만원을 번 경우 양도세는 7% 수준인 2억4000만원으로 계산됐다.
반면 42억5000만원을 같은 기간 동안 근로소득으로 번 사람의 경우 근로소득세로 내야 하는 돈이 12억원(29%)에 달했다.
경실련은 “우리 세법은 불로소득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 양도소득에 대해 근로소득보다 훨씬 더 많은 특혜를 부여해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며 “근로소득을 이토록 차별한다면 누구도 땀 흘려 돈을 벌고자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경실련은 최근 매각된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에 대해서는 △세전 양도차익 25억4000만원 △장특공제 11억9000만원 △최종세액 9227만원 △양도소득 24억4000만원이라고 분석했다.
경실련은 “장특공제는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과도한 세금부담을 면해준다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심화시키는 데 더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특공제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