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범여권 차기 판도 흔드나
광역단체장·국회의원 복귀로 ‘정치적 도약’ 시도
지선 후 8월 전당대회 … 치열한 차기경쟁 예고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범여권 차기 구도를 재편하는 결정적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당권 경쟁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유력 인사들의 정치적 위상 변화와 세력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공천에 속도를 내면서 후보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경기는 5파전으로 예비경선을 거쳐 3명을 압축해 본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서울시장 후보로는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박주민·전현희·김영배 국회의원과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경쟁한다. 경기도지사 선거에는 김동연 현 지사와 권칠승·추미애·한준호 국회의원과 양기대 전 의원이 경선을 펼친다. 출마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찬대 의원은 지난 2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인천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며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3일 “경남으로 내려가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서울 등 광역단체장은 ‘예비 차기 전력’이라는 정치적 위상으로 평가된다. 실제 민주당의 기대처럼 6.3 지선에서 압승을 거둘 경우 여당은 유력한 차기 주자를 다수 보유하게 된다. 민주당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후 서울·경기·충청·호남·영남 광역단체장간 차기 경쟁구도가 재현될 수 있다.
단체장에 도전하는 인사들 가운데 이미 대선출마 경력이 있는 인물이 적지 않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2일 수원 경기아트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재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 당원들의 바람을 명심하고, 명심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원에 절을 올리는 등 반성과 성찰을 앞세워 당심 회복에 나섰다. 당심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경선을 통과한다면 당내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의원도 지난달 22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꿈을 펼쳐가는 이야기를 경기도와 함께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표, 법무부장관에 이어 광역단체장 선거를 통해 정치적 도약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3선의 구청장 경력을 앞세워 이미 여권내 다크호스로 떠오른 상황이다. 쟁쟁한 현역 국회의원들과 경쟁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차지한다면 정치적 위상의 극적인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부겸 전 총리와 김경수 위원장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이번 지방선거가 정치적 재기를 꾀하는 행보로 읽힐 수 있다.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주목 받는 광역단체장이 등장하면 해당 지역의 차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기 때문에 당과 국정 지지율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을 위한 인사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며, 현역 의원들이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설 경우 10여 곳으로 늘어나 ‘미니 총선급’ 재보선이 열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민주당에 복당한 송영길 전 대표는 인천 계양을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5선을 지낸 지역구에서 재기를 노리는 셈이다.
조 국 혁신당 대표도 재보궐 출마를 위해 출마지역에 대한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조 대표의 국회 복귀 여부는 조국혁신당의 진로뿐 아니라 민주당과의 합당 논의에도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과의 선거연대가 변수로 남아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수도권-충청권-부산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표는 4일 서울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조국의 선택’ 출간 기념행사를 연다.
이번 지방선거가 여당 차기 당권경쟁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친문·친명을 넘어 ‘뉴이재명’까지 확대된 지지층 논쟁도 결국 차기 당권구도와 연결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8월 전당대회가 예정된 상황에서 지방선거 성적표는 당권 경쟁의 출발점이 될 것이 유력하다. 여권 안에선 차기 당권을 놓고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의 기싸움은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 지배적 관측이다. 송영길 전 대표의 등판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민석 총리가 대표 출마로 선회할 경우 송 전 대표가 그 뒤를 잇는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기도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차기 당 대표는 다음 국회의원 공천은 물론 정권재창출을 준비해야 하는 자리”라며 “(당 대표 선출은) 지방선거 평가와 국정동력 유지, 차기 기대감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6.3 지방선거가 대선 이후 지방권력 재편을 넘어 ‘이후’를 향한 포석 경쟁의 의미를 갖는다는 뜻이다. 범여권 유력 인사들의 서로 다른 셈법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이유다.
이명환 박준규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