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석 달 전…민주당 강경 목소리 더욱 커지나

2026-03-05 13:00:04 게재

조작기소 국정조사·조희대 탄핵·검찰개혁 등 강공 예고

당원투표, 지방선거 예비경선 100%·본경선 50% 반영

5월 원내대표·국회의장 후보 선거도 당원 20% 참여

강성 당원·유튜버 영향력 커…국정 관련 입법 강행 가능성

정태호 대미특위법안소위위원장과 박수영 야당 간사 4일 국회에서 열린 대미투자특별법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법안소위원회 회의에서 정태호 소위 위원장(왼쪽)과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6.3 지방선거를 90일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강경노선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방선거 후보자 결정 과정에서 어느 때보다 강성 지지층과 강성 유튜버의 영향력이 커진 데다 지방선거 전후에 이뤄질 차기 원내대표와 22대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선출 때도 당원 몫이 20%나 되기 때문이다. 후보들의 선명성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야의 협치나 숙고보다는 입법 등 국회 운영이 민주당 단독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5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조작 기소에 대해서는 국정조사를 이달 중 시작해 다음 달에는 마무리하려고 한다”면서 “국정조사를 마무리한 이후에는 이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공소 취소로 가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녹취록이 공개된 계기로 이 대통령과 연관된 사건의 기소를 모두 검찰이 거둬들이도록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를 통해 대장동, 쌍방울 대북 송금,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조작 기소의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나섰고, 이재명 대통령도 옛 트위터인 X를 통해 “증거 조작, 사건 조작은 일반 범죄자가 저지르는 강도나 살인보다 더 나쁜 짓”이라고 거들면서 사실상 민주당의 강공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면서 여권 일각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조 대법원장을 향해 “사퇴도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며 거취 표명을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 민형배·조계원 의원, 무소속 최혁진 의원 등이 참여하는 범여권 의원 모임인 국회 공정사회포럼은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공청회’를 열고 조 대법원장의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이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조 대법원장에 대한 ‘자진 사퇴’ 압력은 더욱 강화되고 이와 함께 탄핵 여론도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국무회의를 넘어 국회로 들어온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법도 이달 중 처리하겠다는 게 여당 지도부의 계획이다. 다만 당내 강경파 의원들이 검찰의 영향력을 줄이는 방식의 강도 높은 수정 요구를 내놓을 수도 있다. 국회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검사의 준사법기관 지위,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확보할 가능성 등 모순점이 있다”며 다음 주 공청회를 열 계획임을 밝혔다.

사법개혁 3법, 상법개정안 등을 단독으로 밀어붙였던 민주당이 3월 국회부터는 ‘민생법안’에 주력하겠다는 2단계 입법 전략을 구상해 놓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쟁점들을 계속 수면 위로 올려 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선거까지의 일정을 보면 강경파의 입김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다음 달 20일까지 지방선거 경선이 예고돼 있고, 빠르면 5월 중순, 늦어도 6월 초순에는 원내대표 경선과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선출이 예정돼 있다.

지방선거 예비경선에서는 100% 당원 투표로 컷오프가 진행되고, 본경선에서는 국민 여론과 당원 투표가 50%씩 반영된다.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후보 선출 때는 국회의원들의 투표(80%)와 함께 20%는 당원 몫이다. ‘당원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 투표율을 고려하면 ‘강성 당원’과 이들과 같이 움직이거나 앞서 나가는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비경선에 나선 후보자들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이 대통령이 제시한 정책이나 SNS 메시지에 적극 동의하는 행보를 이어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들이 강성 지지층이 원하는 정책에 대한 강한 발언을 쏟아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해 서영교 의원, 이언주 최고위원 등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들과 박지원, 조정식, 김태년 의원 등 차기 국회의장 후보 출마 예정자들의 발언이나 행보도 강성 지지층을 겨냥해 강경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원내대표가 후반기 원구성 전략을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국민의힘이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 단독의 강경 노선으로 전환하겠다는 으름장을 내놓은 것 역시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이 여야 간 협치나 숙고보다는 이 대통령 국정 관련 법안을 중심으로 ‘민생입법’이라는 명분으로 단독 처리할 가능성이 높게 예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당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당원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강성 목소리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여당과 대통령이 야당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현재는 서로 간 신뢰가 무너진 상황으로 강경 노선만 남은 정치가 됐다”고 지적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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