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장기화 조짐에 ‘물가비상’

2026-03-05 13:00:20 게재

“두달 지속되면 물가 2.9%p↑”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맞대응이 엿새째 이어진 5일 물가당국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란이 핵심적인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며 유가가 급등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3일 경기도 성남시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인근에서 유조차들이 오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중동 원유 도입이 전체 70%에 달하고,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을 정도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타격이 막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선언 이후 세계 원유 공급의 20%가 사실상 차단됐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아시아·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이틀간 76% 폭등했다.

원유 수입의 71%, LNG의 20%를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은 직격탄을 맞았다. 전날인 4일 원·달러 환율은 한 때 1476.2원까지 치솟고 코스피는 하루에 12.0% 급락했다. 정부는 연일 긴급 중동사태 TF 회의를 열었고, 금융위원회는 100조원+α 시장안정 프로그램 즉각 가동을 선언했다.

모건스탠리는 호르무즈 봉쇄가 2개월 이상 지속되면 한국 성장률이 0.8%p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은 2.9%p 뛸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도 “에너지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수 있다”며 2026년 세계 경제성장률 3.3% 전망에 하방 리스크가 더해졌다고 밝혔다. 스태그플레이션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금리인하 경로를 전면 재검토 중이다.

작년 하반기 한국 경제는 고환율 아래서도 소비자물가 2%대를 유지하는 ‘기적 같은 균형’을 누렸다. 그 핵심 버팀목이 바로 ‘낮은 국제유가’였다. 그 버팀목이 흔들리고 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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