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방선거 앞두고 ‘이재명 공소취소’ 총력전

2026-03-09 13:00:16 게재

민주당, 국정조사→특검→공소취소 추진

법무부, ‘진상조사단’ 구성 가능성 열어둬

대장동·쌍방울 등 국조요구서 11일 제출

대통령 지지율 고공행진, 지지층 결집 주력

이건태 의원,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련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이건태 의원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지방선거를 80여 일 앞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한 공소를 취소시키는 데 총력전을 펼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요구로 중단된 재판중지법보다 더 강도 높은 공소취소를 추진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도층에 대한 이탈 가능성보다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9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조작 기소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이번 주 중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12일 본회의에서 보고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 정책토론회’를 열고 ‘공소취소’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전날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 치하에서 자행된 조작기소 범죄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에서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해 검찰의 범죄를 뿌리 뽑겠다”며 “공소 취소도 시키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한병도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윤석열 독재 정권하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위원회(추진위)’를 통해 오는 11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 등 7개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소 과정을 조사하는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12일 본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늦어도 4월까지는 국정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조작기소로 판단한 사건들을 모두 국정조사 요구서에 담을 예정이다. 대상 사건은 대장동·위례 신도시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부동산 등 통계 조작 의혹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보도한 언론인 기소 사건 등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과도 연결돼 있어 주목된다.

이 대통령 기소 사건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위증교사 사건 항소심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성남FC 사건 1심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1심 등 5개 재판이다. 구체적으로는 8개 사건의 12개 혐의다.

이 같은 혐의가 조작됐다는 것을 드러내 행정부의 공소취소를 압박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23년 측근에게 “이재명에게 돈 준 사실이 없다”고 언급한 녹취 내용이 공개됐다고 밝혔다. 또 이건태 의원은 “법무부 특별점검 결과에 따르면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검사실에서 업계 지인과 쌍방울그룹 고문을 면담하고, 쌍방울 대표이사 등을 불러 주주총회 관련 업무를 지시하며 회의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조작 기소’에 대한 당내 여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여당은 국정조사, 법무부는 진상조사단 = 쌍방울 사건과 관련한 특별감찰을 실시한 바 있는 법무부도 ‘진상조사단’을 만들어 정확한 사실 확인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2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기표 민주당 의원이 검찰 비리에 대한 검사들의 자체 조사의 한계를 지적하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대북송금 의혹 수사 과정에서의 의혹이라든가 대장동 사건에 대한 공판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증거 조작이라든가 진술 왜곡 혐의, 의혹들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찰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감찰이나 수사를 검사들이 해야 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어떤 (감찰)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국민적 불신, 또 그 의혹을 과연 해소할 수 있겠는지 걱정이 많이 든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감찰 징계시효도 있지 않느냐”며 “전반적으로 검찰과 법무부의 미래를 그리는 어떤 위원회 같은 것을 결성하고, 그 안에 외부인들이 참여한 진상조사단 같은 것을 꾸려서 제대로 외부에서 감찰을 하지 않으면 이게 계속 덮이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통령 국정운영 지원해야” = 민주당이 이 대통령과 연결된 재판에 대해 ‘공소 취소’까지 추진하는 데에는 이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도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법왜곡죄법, 재판소원제법 등 사법 3법을 통과시키고 조작기소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공소 취소 빌드업”으로 규정하며 비판했지만, 민주당은 염두에 두지 않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내분에 빠져 있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질주 분위기가 만들어진 셈이다. 추진위 부위원장을 맡은 박성준 의원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것으로,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민주, 공화, 입헌주의에 입각해 대통령이 국정을 제대로 이끌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경쟁자에 대해 이런 식으로 조작 기소를 통해 없애려는 것을 방치하면 또 다른 불행한 역사가 이어질 가능성을 남겨두는 것”이라며 “중도층 이탈 가능성과는 별개로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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