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 위해 지역보건의료기관 재정립 필요
“건강관리체계 전환해야”
27일 지역사회 통합돌봄 전국 시행을 앞두고 지역보건의료기관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역보건의료기관은 보건소 보건의료원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건강생활지원센터를 말한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5일 열린 ‘2026 통합돌봄 대전환, 지역보건의료기관의 역할’ 정책 토론회에서 예방의학 전문가들은 통합돌봄 정책의 성공 여부에 “지역 보건의료기관의 기능 개편과 실행 역량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수 경상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농어촌 지역 보건의료체계의 구조적 위기”를 지적하며 "기존의 진료 중심 보건의료 모델을 통합돌봄 기반의 건강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농어촌 지역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 의료 인력 부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일차의료 접근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실제 공중보건의사 수는 지난 10년간 크게 감소해 보건지소 상당수가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역 간 건강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보건소와 보건지소 보건진료소를 단순 진료기관이 아닌 통합 건강·돌봄 허브로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방문진료 △재택의료 △건강관리 △사례관리 등을 통합 수행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기반 건강관리 거버넌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김 교수는 “보건지소 기능을 통합형·전환형·건강증진형 등으로 재편하고 보건진료소의 예방·건강관리 기능을 확대해 농어촌 의료 취약지의 일차의료 공백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근상 전북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통합돌봄 정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 서비스 접근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통합돌봄이 의료·복지·요양 서비스를 연계하는 정책인 만큼 지역 주민이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접근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역 간 의료 자원 격차와 돌봄 인프라 부족이 정책 시행의 주요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며 “보건소 중심의 서비스 연계체계와 지역 단위 사례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통합돌봄은 단순히 서비스 제공을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주민 삶의 공간에서 의료와 돌봄을 통합하는 체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 보건의료기관, 사회서비스 기관 간 협력 구조와 정보 공유 체계를 제도적으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고상백 연세대 원주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통합돌봄 체계에서 재택의료 활성화가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고 교수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병원 중심 의료체계만으로는 돌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지역사회 기반 방문진료와 재택의료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의사·간호사·재활 전문가 등이 팀을 이뤄 가정을 방문하는 다학제적 의료 서비스 모델을 강조했다. 이러한 재택의료 체계가 구축되면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 모니터링이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불필요한 입원과 의료비 증가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김혜경 한국지역사회공중보건연구소 이사장은 “지역보건의료기관의 통합돌봄에서의 역할을 정립하기 위해선 먼저 해당 기관의 업무 범위와 책임성 그리고 성과지표 등이 규정돼야 한다”며 “이 역할 수행을 위한 업무 실행체계와 사업지침, 인력과 예산, 정보체계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