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떠밀린 ‘절윤 선언’…남은 3가지 숙제가 더 어렵다

2026-03-10 13:00:02 게재

① 장동혁, 국민 체감할 ‘절윤 조치’ 실천

② 수도권 선거 겨냥한 중도층 지지 회복

③‘절윤’에 실망한 강성보수층 이탈 차단

국민의힘이 ‘절윤(윤석열과의 절연)’ 선언을 했다. 6.3 지방선거를 86일 앞두고 당의 노선 변화를 요구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에 장동혁 지도부가 떠밀린 형국이다. 이번 선언만으로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참패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갈 길이 멀다고 본다. 여전히 풀기 어려운 3가지 숙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의원총회 참석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배현진 의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송언석 원내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장 대표 오른쪽은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한동훈 “숙청 정치 중단” = 국민의힘은 9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일동’ 명의의 결의문에서 “잘못된 12.3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큰 혼란과 실망을 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확히 반대한다”며 ‘윤 어게인’ 주장에 선을 그었다. 당 안팎의 ‘절윤’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당의 노선 변화를 요구하면서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SNS를 통해 “우리 당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절윤을 천명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것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한동훈 전 대표는 결의문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전 대표는 10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는 윤석열 정치 복귀를 반대할 것이 아니라 선명하게 계엄 옹호, 탄핵 반대, 부정선거 음모론을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또 “법원에서까지 반헌법적이라고 철퇴를 맞은 ‘윤 어게인’ 당권파의 잇따른 숙청 정치를 중단하고 그 숙청 정치의 책임자들을 교체해서 당을 정상화시키는지를 국민들께서 보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은 숙제가 더 중요 =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장 대표가 떠밀려서라도 ‘절윤 선언’을 수용하고 동참한 데 의미부여를 하는 분위기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나온 직후 “아직 1심 판결”이라고 말해 ‘절윤 요구세력’의 분노를 초래했다.

문제는 ‘절윤 선언’만으로 패색이 짙은 지방선거판을 뒤집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우선 ‘절윤’을 요구했던 소장파와 친한계(한동훈)에서는 장 대표의 후속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장 대표가 ‘절윤 선언’에만 그칠 게 아니라 국민이 체감할 만한 ‘절윤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한 전 대표의 인터뷰와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한동훈 징계 취소를 통한 친한계와의 통합 △징계를 주도한 윤리위원회에 대한 인사조치 △오세훈 서울시장 등에 대한 공정한 공천 심사 △극우 유튜버와의 단절 등이 꼽힌다.

장 대표는 10일 현재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장 대표 주변에서는 소장파와 친한계가 요구하는 후속조치를 장 대표가 수용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눈치다. 장 대표가 자신의 기존 입장을 완전히 철회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두 번째 숙제로는 중도확장이 꼽힌다. 그동안 국민의힘이 ‘윤 어게인’ 노선을 고집하면서 당 지지율은 21%(한국갤럽, 3~5일 조사, 전화면접, 95%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까지 떨어졌다. 중도층 지지율은 12%에 그쳤다. 중도층이 대부분 떨어져나간 것이다. 중도층 지지가 회복되지 않으면 수도권 선거는 참패를 피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소장파 인사는 9일 “장 대표가 단호한 ‘절윤’ 의지를 밝히고 후속조치를 빠르게 취한다면 이재명정권의 독주를 우려하는 합리적 중도층이 국민의힘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이미 타이밍을 놓친 감이 있다. ‘선거에 질 거 같으니 쇼한다’는 비아냥거림을 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숙제는 보수층 이탈 방지다. 국민의힘이 ‘절윤 선언’을 한 데 대해 일부 강성보수층이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강성보수로 꼽히는 유튜버 전한길씨는 9일 자신의 채널 ‘전한길뉴스’에 나와 “오늘부로 자유민주주의가 끝났다고 본다”며 “국민의힘 의원 106명은 이재명 2중대”라고 주장했다. ‘윤 어게인’에 우호적인 강성보수층이 국민의힘의 ‘절윤 선언’에 실망해 지지를 철회하면 자칫 영남권 사수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동혁 지도부와 의원들이 강성보수층을 어떻게든 설득해야 텃밭인 영남권을 지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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