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스태그플레이션 경고등, 한국 해법은

2026-03-11 13:00:02 게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세계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배럴당 100달러를 오르내리는 유가가 물가를 올려 기업의 생산과 고용악화로 이어진다는 우려에서다. 경기침체 속에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한국 시장 금리를 좌우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도 3.4%를 돌파했다. 기업과 소비자의 차입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동사태 조기종식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는 것도 스태그플레이션 조짐과 무관치 않다. 미국자동차협회 자료를 보면 미국 전역의 일반 휘발유 평균 소매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약 16% 상승했다. 경유는 22%, 천연가스도 17%나 올랐다. 유럽과 아시아 국가의 상승률보다 낮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른 단계다.

유가 급등이 부른 금리 딜레마

투자자들이 1년 후 기대하는 인플레이션은 약 4.5%다. 연초의 기대치 2.3%의 두 배 수준이다. 이게 2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을 3.56%로 끌어올린 요인이다.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근원물가지수를 0.1%p 끌어올린다는 게 연방준비제도(Fed)의 판단이다.

악화하는 고용지표까지 고려하면 내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금리정책 변경이 힘든 모양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체제에서도 금리인하 시기를 정하긴 쉽지 않다. 미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구간은 3.5~3.75%로 장기 중립금리인 2%보다 높다. 250bp의 금리인하 여지가 있으나 유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고용악화가 변수다. 금리인하와 함께 워시의 핵심 정책 조합인 대차대조표 축소도 마찬가지다.

양적긴축(QT)을 종료한 지난해 말 기준 연준의 총자산은 6조5800억달러다. 지난달 말에는 이게 6조6100억달러로 소폭 늘었다.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 여부를 알려면 자산부채 구조와 정책성 금리 관리 방식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연준의 부채 중 가장 많은 게 예금기관 지급 준비금이다. 현재 3조달러로 연준 총부채의 45.8% 규모다.

지급 준비금을 뺀 부채 중 가장 많은 게 유통 중인 달러다. 이게 약 2조3800억달러로 연준 총부채의 36%를 차지한다. 미 재무부가 개설한 재무부일반계정(TGA) 계좌도 연준 부채다. 정부의 단기채무나 세수 불균형으로 인한 유동성 파동을 줄이기 위한 계좌도 통상 8500억달러 내외를 유지 중이다. 현재 예치된 금액은 약 8390억달러로 연준 총부채의 12.8% 수준이다. 이밖에 국제기구나 정부출자 기업이 연준에 개설한 계좌에도 2411억달러 정도 예치돼 있다. 연준 부채의 3.7% 수준이다. 한마디로 연준 채무의 98.3%는 금융기관과 재무부 국제기구 예치금인 만큼 손대기 힘들게 구성돼 있다.

연준 자산은 말 그대로 자산운용을 통해 직접 시장 유동성에 영향을 주는 항목이다. 정책금리 구간 목표는 상설 환매조건부채권금리(SRF)를 상한선으로 하고 지급준비율(IORB)과 역환매조건부채권금리(RRP)를 각각 은행금리와 시장금리의 하한선으로 정해 놓고 있다. 물론 시장 유동성 부족 시 단기금융시장 대출금리가 스탠딩 레포(SRF) 금리 상한선을 초과할 때도 있다. 단기금융시장 기준이 되는 금리는 국채를 담보로 한 하루짜리 금리(SOFR)다. SOFR 금리가 SRF 금리 상한선을 초과하면 연준이 은행에 국공채나 주택담보증권(MBS) 등을 담보로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허용한다.

이때 금융기관이 연준으로부터 달러 유동성을 얻기 위해 담보로 제공한 증권은 연준의 공개시장자산계정(SOMA)에 잡히기 마련이고 현재 연준 자산의 98.8%정도다. SOMA 계좌에서 국채와 MBS의 비중은 각각 66.1%와 30.8%다. 전체 연준 자산의 95.7%가 국채와 MBS로 이루진 셈이다.

워시는 특히 연준의 자산증가 원인인 양적완화(QE)를 반대하기로 유명하다. 연준 자산이 늘면 부의 불평등과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저해한다는 논리에서다. 앞으로 QE를 경제 활성화 수단이 아닌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만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만기 도래 자산의 갱신 중단 등을 통해 연준의 자산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달러당 1500원선을 위협하는 환율에 경각심 높여야

한국은 중동사태로 불거진 강달러에 대비하는 한편 연준의 달라질 자산관리 시스템에도 대비해야 하는 처지다. 중동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커지기 마련이다. 강달러는 특히 아시아 주요국 통화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을 비롯해 대만 일본증시의 변동성이 큰 것도 알고 보면 지정학적 위험 회피 심리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 탓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했던 달러당 1500원선을 위협하는 환율도 경각심을 가지고 치밀하게 관리할 시점이다.

현문학 본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