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영 파장’에 ‘친명계’ 불만 수면 위로
단식장 안 간 정청래 “공정한 공천했다”
국회의장·당대표 선거에 표출될지 주목
단식 12일 만에 병원에 실려 간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놓고 친명계(친이재명계) 의원들의 반발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실패’ 과정과 ‘경선에서 이재명 대통령 사진 사용 금지’ 논란 때마다 정청래 대표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던 이언주 최고위원과 강득구 최고위원이 쓴소리를 공개적으로 내놓았다.
전북지사 경선에 참여했던 안 의원은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자의 식사비 대납 의혹에 대한 재감찰과 경선 연기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단식에 들어갔다. 당내에서는 친정청래계인 이 후보와 경쟁하던 김관영 전북지사를 ‘현금 지급 의혹’으로 빠르게 제명시킨 것과 너무 다른 대응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2028년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할 당대표 선거에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의 불안과 반발도 심상치 않다.
24일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식하고 있는 안 의원을 찾아가 위로하고 재감찰 등 다시 한번 보겠다고 하고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지만 정 대표는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
실제로 정 대표는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하고 있는 안 의원을 단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다. 친명 인사로 꼽히는 강득구 최고위원과 이언주 최고위원은 “단식하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는 보여야 한다”는 취지로 정 대표를 비판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정 대표가 경선을 조금이라도 늦춰줬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너무 급하게 하고 김관영 지사 상황과 너무 차별화되니까 논란이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조승래 사무총장은 전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에서 할 수 있는 윤리 감찰 조치로는 가장 강도 높게 진행을 했다. 그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같은날 광역단체장 후보와의 연석회의에 참석한 정 대표는 “가장 민주적이고, 가장 빠른, 가장 공정한, 부정·비리 없는 공천을 했다”며 “그 어떤 선거 때보다 중앙당사 앞에서 항의, 시위, 삭발, 단식의 광경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고 자평했다. 안 의원의 단식과 병원 이송을 외면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당대표가 안 의원 단식장에 찾아가면 단식을 중단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면서 “사무총장은 수차례 찾아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원하고 있는 병원에 갈지는 검토 중”이라고 했다.
공천과 경선 과정에서 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지역구 의원들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지역구 리더십’이 약화됐고, 결국 차기 총선 공천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 측근인 김 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공천이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친명계 불만이 가중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 호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의원들을 배제한 채 강성 지지층과 직접 소통하는 정 대표에 대해 불안감과 불만이 있었는데, 이번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면서 “2028년 총선 공천에서 쉽게 배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이루어지는 원내대표 선거나 국회의장 선거에 이은 당대표 선거에서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