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파병 국회동의 필요”…‘정부 협상력’ 높인다
민주당 내 “파병반대” 목소리도 … 야 “미국 요청 내용 공개하라”
2003년 이라크 파병 요청 이후 23년 만에 미국이 또다시 파병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야당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신중론과 함께 ‘국회비준 동의’를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특히 여당 내에서는 전략적으로 ‘파병반대’를 공식화해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은 여론의 직격탄을 맞은 ‘이라크 파병’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시간을 벌면서 여론 악화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미국이 파병을 요청한 상황이고 2003년과 같이 비전투원만 보내는 게 아닌 만큼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파병 요구가 대미투자와 연결돼 논의될 가능성도 있어 국회에서 여당도 파병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주한미대사관 앞에서 파병 요청 반대 1인 시위를 진행하겠다”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행동에 참여하는 순간 대한민국은 이란의 직접적인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파병부대 군함의 안전 등을 다 검토해야 되는 사항들이기 때문에 국회 동의를 받는 절차가 맞지 않나”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불법 침략의 공범이 되라는 파병요구를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했고, 진보당은 주한미국대사관 앞 시위에 들어갔다.
이날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미국의 요청 내용, 작전 범위, 임무 성격, 위험도, 국익에 미칠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헌법이 정한 국회 동의 절차에 즉시 착수할 준비부터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군함 등 전략자산과 함께 이를 운용할 병력을 보내는 ‘파병’은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헌법 제60조 2항은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에 대한 국회 동의권을 명시해 놓고 있다. 2003년 이라크에 비전투원 파병에도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거쳤다. 전략자산과 전투원이 파견된 2009년 청해부대 파병안도 국회 동의를 받았다. 이 동의안은 1년 단위로 국회로부터 재승인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말에 17번째 재승인된 ‘소말리아 해역 파견연장 동의안’엔 구축함 1척(해상작전헬기 1대, 고속단정 3척 이내 탑재)와 320명 이내의 인원을 파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수정해 군함과 이를 운용할 병력을 추가 파견할 경우엔 재승인이 필요한 셈이다.
박준규·박소원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