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 4년차, 1조원대 확장 시험대

2026-03-19 13:00:01 게재

세제혜택 확대·지방정부 역량 강화 관건

기금사업 설계·답례품 생태계 조성 기대

고향사랑기부제가 지난해 모금액 1500억원대를 달성하면서 초기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모금 규모 1조원대 확장과 제도를 활용한 지역경제 생태계 구축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행정안전부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지방정부 담당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향사랑기부 담당자 워크숍’을 열고 운영 성과와 개선 과제를 점검했다. 현장에서는 답례품 개발과 기금사업 운영 사례가 공유됐다.

고향사랑기부제 개념도. 행정안전부 제공

◆기금 설계 확장, 전남 사례가 보여준 변화 = 제도 변화는 모금 규모보다 ‘기금 활용 방식’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전남은 고향사랑기부금을 단순 집행이 아닌 중장기 사업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남은 2035년까지 고향사랑기부를 통해 500억원을 모금, 지역 현안인 ‘전남 의대병원’ 건립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기부금을 기반으로 지역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구조로, 단순 재정 보완을 넘어 지역 문제 해결형 기금사업으로 설계된 사례다.

이처럼 기부금을 사업으로 연결하고 추가 재원과 연계하는 구조를 시도하면서 ‘기금 설계형’ 모델로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반면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기금사업 발굴이 지연되거나 단기성 사업에 머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부금이 지역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못하고 분산 집행되면서 제도 효과가 제한되는 구조다. 전남 사례와의 격차는 결국 ‘사업 설계 역량’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답례품 운영 역시 지역별 편차가 뚜렷하다. 완도 ‘전복 쿠션’처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기부 참여를 유도한 사례가 있는 반면, 강원 홍천은 기부금을 활용해 인문학 강연을 운영하며 문화 프로그램과 연계한 기금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전북 부안은 ‘야생벌 보호’ 지정기부 사업을 통해 환경 분야 기금 활용 사례를 선보였다.

다만 일부 지역은 상품 다양성 부족과 경쟁력 한계로 모금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품 기획·생산·유통 과정에 지역 기업과 농가가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고두환 공감만세 대표는 “고향사랑기부는 단순히 돈을 모으는 제도가 아니라 지역에서 새로운 경제활동을 만들어내는 구조”라며 “기금사업을 기획하고 답례품을 생산·유통하는 전 과정이 지역경제로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답례품 경쟁에 머물 경우 제도 확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세제 유인 한계, ‘1조원’으로 가는 조건 = 정부는 올해부터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 기부금에 대해 44%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등 제도 보완에 나섰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참여 확대를 이끌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연간 모금 규모는 1500억원 수준이다. 제도 안착에는 의미 있는 성과지만, 규모 확대를 위해서는 세액공제 수준을 포함한 유인 구조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의 경우 세제 혜택을 기반으로 연간 10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한 점이 대표적인 비교 사례로 언급된다.

특히 고액 기부 유인을 확대하지 못하면 전체 모금 규모 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행 구조에서는 소액 기부 중심으로 참여가 이뤄지면서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지방정부는 고향사랑기부를 통해 모금된 재원을 바탕으로 주민 복리 증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부 참여 확대와 제도 안착을 위해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1500억원 규모’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경제와 연결되는 구조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기금사업 설계 역량과 함께 세제 유인 확대 등 제도 전반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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