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출마 임박 …‘보수 심장’ 대구도 초접전 예상
고심하던 김 전 총리, 지도부 설득에 다음 주 출전 전망
국민의힘, 공천 갈등에서도 ‘막판 보수층 결집’에 기대
지역주의 극복 상징인 김부겸 전 총리의 지방선거 출마가 임박하면서 대구시장 선거가 전국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당 지지율에서 앞선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총리의 득표력과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국민의힘 공천 갈등에 따른 반사 이익 등을 고려해 첫 번째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심각한 내홍을 겪는 국민의힘은 선거 막판에 ‘대구가 무너지면 대한민국 보수가 위험해진다’는 위기감이 작동하면서 신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정치권은 이곳 선거 결과가 향후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여야의 당권 경쟁, 정계개편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소속 첫 단체장 나오나 = 19일 대구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대구시장 선거에 대비해 선거사무소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애초 불출마를 고수했다가 당 지도부의 거듭된 설득에 따라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특사를 파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음 주 정도에 출마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 출마가 가시화되자 국민의힘 지지자도 접전을 예상했다. 국민의힘 지지자 A씨는 “김부겸이 나오면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총리는 TBC가 지난해 12월 29~30일 리얼미터에 의뢰한 대구시장 지지도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 803명)에서 22.1%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지지도는 이재명 대통령이 21대 대선 때 얻은 23.22%와 비슷한 수치다. 민주당 후보 적합도에서도 40.5%로 다른 예비후보를 압도할 정도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높아진 민주당 정당 지지율도 고무적이다.
엠브레인퍼블릭과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와 한국리서치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응답률 17.3%, 전화면접조사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서 대구·경북지역 민주당 정당 지지율이 29%로 국민의힘(25%)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도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공천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현재 대구시장 공천을 두고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중진 물갈이 방침에 맞서 주호영 의원 등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지지층 균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대구 수성에 사는 박 모씨는 “국힘이 이진숙을 내고 민주당이 김부겸을 출마시킨 상황에서 국힘 경선 탈락자 중 한 명이 무소속으로 나오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아직은 국민의힘 = 민주당 기대와 달리 선거 막판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국민의힘이 신승할 것이란 분석이 여전히 우세하다.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 B씨는 “국힘이 공천권 횡포를 남발하면 선거판이 뒤집어 질수도 있지만 그래도 막판에 국힘을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구는 역대 지방선거에서 야당 계열 후보가 모두 승리할 정도로 보수층이 두텁다. 특히 입법 독주를 강행하는 민주당에 대한 견제 심리도 만만치 않다. 사실상 무산된 대구경북 행정 통합을 두고서도 민주당이 충남대전 행정 통합을 관철시킬 목적으로 대구경북을 볼모로 삼았다는 비판도 공감을 얻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구경북 행정 통합과 관련된 논평에서 “민주당이 광주·전남 통합 법안을 처리하면서도 대구경북 행정 통합 특별법은 끝내 가로막았다”면서 “다수 의석을 앞세워 특정 지역민을 길들이기라도 하겠다는 심산이 아니라면 도저히 설명하기 어려운 행태”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대구시장 공천 갈등도 조기에 수습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대구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자 적극적인 수습에 나섰다.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은 18일 장동혁 대표를 만나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낙하산식 공천이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장 대표에게 전달했다”면서 “당이 시간을 주면 현역 의원들이 출마지들과 협의해 시민과 캠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경선 모델을 당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홍준표 전 대구시장 사퇴로 무주공산이 된 대구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공천 갈등 조기 수습과 민주당 김 전 총리의 선전 여부에 따라 예측 불허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국진 최세호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