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대한민국 문화 중심 노린다
문화재단 공식 출범…한남동에 둥지
초대 이사장에 세계적 가수 임형주씨
“너와 나~ 지금 여기에~ 두손을 마주 잡고…우리 함께라면 이기리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문화복합시설. 경과보고와 축사 인사말 등이 이어지던 행사장에 웅장한 팝페라 곡이 울려 퍼진 순간 여기저기서 휴대전화가 등장한다. 감동의 순간을 동영상에 담으려는 손길들이다. 세계적인 팝페라 테너 임형주씨가 즉석에서 무대에 오른 참이다. 그는 “용산구민과 서울시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챔피언”이라며 선곡 배경을 밝혔다.
20일 용산구에 따르면 구는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 문화 중심을 노린다. 용산구는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이끌어갈 용산문화재단 출범과 함께 ‘문화도시 용산’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목표다. 박희영 구청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대규모 도시 개발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과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확장시키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용산만의 문화재단 출범은 박 구청장이 민선 8기 들어 핵심적으로 내세운 공약 중 하나다. 지난 2022년 말 추진계획을 마련했고 주민 의견 수렴, 관련 조례 제정 등 절차를 거쳐 지난달 법인 설립 등기까지 마무리하고 이달 공식 출범했다.
한남동 문화복합시설을 새단장해 재단 사무국이 둥지를 틀었고 작은 야외 공연장과 소규모 전시·행사가 가능한 공간도 마련했다.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 누구나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무장애 설계’를 했고 지역 예술가와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된다.
박희영 구청장은 “한남동이 최근 젊은이들과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찾는 공간이 됐고 강남구 가로수길로 갔던 미술관들이 다시 한남동과 인근 동빙고동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가까이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리움미술관 등과 함께 새로운 문화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23번째로 출발은 늦었지만 그만큼 시행착오를 줄이고 꼼꼼하게 준비했다”며 “용산만의 특징이 묻어나도록 꾸려가겠다”고 덧붙였다.
구는 재단을 중심으로 지역 역사부터 예술과 생활문화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출범식에서 즉석 공연을 선보인 임형주 가수가 중심에 있다. 용산구 주민인 그는 박 구청장과의 인연으로 합류해 자원봉사 형태로 이사장직을 수행한다. 그는 “동부이촌동이 고향이고 용산노인복지관에서 군 생활을 했다”며 “용산구가 케이(K) 문화의 중심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6일부터는 재단 1층에서 반짝 전시가 진행 중이다. ‘문화의 공동 창조자, 문화를 만드는 팬덤’이 주제다. 오늘날 문화 동력의 핵심인 팬덤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문화를 확산시키는 ‘공동 창조자’라는 의미다. 임상우 대표이사는 “용산은 지역적으로 서울의 중심일 뿐 아니라 국제 문화도시이자 한국 문화의 중심”이라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중심이 되는 시작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는 재단과 함께 지역 예술가들이 판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주민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수준 높은 작품을 향유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 문화 진흥을 위한 정책 개발과 연구·기획,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다양한 교육과 축제도 준비하고 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문화재단 출범은 사람과 문화가 중심이 되는 용산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라며 “주민 일상 속에 스며드는 문화정책을 통해 머물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용산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