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전남광주통합, 현명한 실행의 조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이 7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조문만 400개가 넘는 방대한 특별법이 지향하는 가치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 조직관리와 인사권한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이다. 둘째 지방채 발행 특례, 기금과 펀드 설치, 재정 지원 근거 마련 등을 통한 재정·금융수단의 확보다. 셋째 광역시와 도를 아우르는 통합적 계획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규제 특례를 활용해 산업활력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특별법은 행정통합을 통해 저성장, 인구감소, 지역소멸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제도가 만들어졌다고 곧바로 지역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균형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행이 중요하다.
지역발전 추진조직과 재원관리가 실행 동력
행정통합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계획을 매개로 산업활성화와 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행정·재정·경제라는 세 축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활력에 초점을 맞춘다면 자금을 모으고 전략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지역의 잠재역량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할 경제조직이 필요하다. 정부로부터 이양받길 원하는 특별행정기관은 물론 지역에 소재한 기존의 균형발전조직들을 묶어 지역발전기구로의 혁신적 개편이 대안이다.
재정 관리도 잘 짚어봐야 한다. 정부가 향후 4년간 2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 방침을 밝힌 것은 의미 있는 출발이다. 그러나 정부재정을 통합특별시에만 계속 편중 지원할 수도 없을 것이다. 결국 새로운 세입과 수입원을 발굴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재정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기금과 펀드를 살펴보자. 지역 내 균형발전 요구가 강한 상황에서 설치되는 기금은 자칫 나눠먹기로 증발될 우려도 적지 않다. 경제적 유인이 취약한 지역에 무리하게 민자유치를 한다면 손실보전에 투입되는 지방채 발행으로 이자는 늘어나고 부담금 감면으로 인한 지방수입은 줄어들 것이다. 기금과 펀드가 지역경쟁력 강화를 겨냥한다면 목적에 맞게 운영원칙과 관리체계를 잘 설계해야 한다.
경제활동인구 유치와 특구 선택과 집중이 관건
비전과 발전방향을 담을 특별시의 종합계획이나 공간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지역 특성을 감안해서 몇가지 고려할 사항도 있다.
우선 ‘인공지능·에너지·문화수도’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러한 브랜드는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 아니다. 진정한 힘은 인공지능이 지역 기반산업과 융합되고, 에너지전환으로 산업과 환경이 지속가능하며, 공간에 담긴 지역유산을 소중히 여겨 새롭게 되살리려는 노력이 뒤따를 때 비로소 발휘된다.
초고령화에 산업경쟁력이 취약한 지역에서 인구 늘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개방경제를 지향하고, 산업구조 대전환이 필요하며, 허브 교통시설도 갖춰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일이므로 젊은 경제활동인구를 늘리고 방문인구가 지역에 오래 머물고 다시 찾아올 있도록 산업·생활·문화환경을 개선해주는 방안을 우선 찾아야 한다.
인구·산업 축소시기에는 지출확대보다 관리 효율화가 관건이다. 그래서 소멸위험지역은 정비할 곳과 활성화할 곳을 잘 선별해야 한다. 도시 간 교통망 역시 무리한 신설보다 기존 인프라의 연결성과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일시적 경기진작 때문에 과도하게 인프라를 늘렸다가 운영비용 부담만 떠안고 있는 다른 나라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특별시가 이어받을 특구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공항·항만 경제권 육성, 쇠퇴 산업단지 구조개선, 이전기관 클러스터 조성, 구도심 재생에 활용하여 특구효과가 극대화되도록 해야 한다. 무분별한 남용으로 개발지는 비게 되고, 주변 지가만 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은 이제 시작이다. 통합의 성패는 비전 설정, 자원관리 그리고 성과를 창출할 역량강화와 리더십에 달려 있다. 행정통합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모멘텀이 되어 이재명정부 5극 3특 균형발전전략의 시범사례가 되고, 지역과 국가 미래를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