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지지율” 지방선거 여권 ‘압승론’ 흔드는 뇌관들
이 대통령 지지율·정당 지지도 ‘대세론’ 기대
비위의혹 탈당·사법리스크·계파 갈등 변수로
6.3 지방선거를 석 달여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위기감을 부추길 변수가 등장하고 있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당을 이끌던 장경태 의원이 탈당하고, 전략승부처인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은 사법리스크 이슈가 재부상했다. 경선국면에서 불거진 후보자 검증과 장외 친여 스피커로 통하는 유력인사들이 벌이는 노선투쟁은 내부 분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갤럽의 3월 3주차 (17~19일. 1004명. 가상번호 면접.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응답률 13.1%.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해 67%가 긍정 평가했고 25%는 부정 평가했다. 8%는 의견을 유보했다. 중도층에서도 72%가 긍정평가했고, 이 대통령 직무긍정 평가는 취임 후 최고치다. 정당 지지율에서는 민주당 46% 국민의힘 20% 무당층 27%였다. 한국갤럽조사에서 작년 8월 중순부터 민주당 지지도는 40% 내외, 국민의힘은 20%대 초중반 구도가 지속되다가 최근 한 달여 사이 양당 격차가 점증했다. 6.3 지방선거에서 현 정권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게 작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권이 주도하는 지방선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이유다.
물론 외견상 지표의 이유가 곧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여권과 관련해 낙관론을 위협할 변수가 불거지고 있어 위기감을 키운다. 민주당은 서울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던 장경태 의원에게 제명에 준하는 조치를 결정했다. 장 의원은 지난 19일 경찰 수사심의위가 성추행 의혹에 대한 검찰 송치 의견을 내놓자 20일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탈당선언을 통해 “당에 누가 되지 않도록 결백을 입증하고 돌아오겠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통해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서울시당위원회를 사고시당으로 지정했다.
장 의원에 앞서 공천헌금 혐의로 강선우 의원이 탈당한 뒤 제명처분을 받았고, 김병기 전 원내대표도 공천 헌금 ·개인 비위 의혹 등으로 탈당 뒤에 제명처분을 받았다. 6.3 지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 선거를 책임져야 할 서울시당 안에서 벌어진 일이다.
서울과 함께 이번 지선의 핵심 전략지역인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는 유력주자인 전재수 의원의 사법리스크가 핵심 변수로 급부상했다.
통일교와 정치적 유착 의혹을 둘러싼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지난 19일 전 의원을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약 18시간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다. 전 의원은 2018년 통일교 측으로부터 한·일 해저터널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현금 2000만 원과 1000만 원 상당 시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본의 수사가 전 의원과 민주당 부산시장 선거 대응의 판도를 흔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시장 선거 의제 자체가 도덕성 검증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서울, 경기 등 광역단체장 경선국면에서 불거진 후보 검증 공세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경선과정에서 네거티브 공세는 종종 본경선에서 상대 진영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내부 분열의 단초로 작동해 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박주민 전현희 후보는 정원오 후보에 대한 견제구를 이어가고 있다.
박주민 후보는 22일 정 후보를 향해 “다른 후보에 비해서 정책 제시가 거의 안 되고 있다”며 “도덕성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질문했는데 본인이 답하지 않는다. 다른 의원이나 대변인이 답하고 있어서 본인이 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현희 후보도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 후보가 성동구청장 시절 도입한 공공시설 무료 셔틀버스 ‘성공버스’를 두고 “오세훈의 한강버스와 다를 바 없는 혈세 낭비,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측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서울의 미래와 시민의 삶을 놓고 치열한 정책 경쟁이 이뤄져야 할 예비경선이 소모적인 네거티브 경연으로 전락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경선을 앞두고 다급해진 마음은 이해하나, 근거 없는 비방은 ‘원팀 정신’을 훼손하고 본선 경쟁력을 약화하는 자해 행위”라고 평가했다.
조국혁신당과 합당 논란에서 불거진 ‘뉴이재명’ 논란은 친여 인사들의 장외 공방으로 여전히 뜨거운 이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입법·개혁 방향 등을 둘러싼 ‘노선 투쟁’에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물밑 주도권 싸움이 겹치면서 진영 내 감정적 대립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여권 내부의 분화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여권 내 여론 영향력이 큰 친여 성향의 김어준·유시민 작가 등이 논쟁에 관여하면서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안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던 정청래 대표와 이언주·강득구 최고위원 등의 갈등이 본질적으로 A(가치중심) B(이익중심) C(실용혼합) 그룹간의 충돌로 해석하기도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계파갈등이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다시 불거져 진영간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028년 총선 공천권을 놓고 여권 내부의 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