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기다렸다…‘강북구 신청사’ 첫삽
수유동 옛청사 철거공사현장서 기공식
민선8기 2년만에 기금 1750억원 적립
“짓자, 짓자, 신청사! 이번엔 진짜, 짓자, 신청사! / 50년 된 청사, 낡고 좁아 / 비만 오면 물 새고, 진짜 힘들어! / 좁은 공간, 답답해 / 민원인 오면 복도에서 대기 중….”
서울 강북구 수유동 옛 강북구청 앞마당. 너른 공간에 빼곡하게 들어선 의자마다 주민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흥겨운 음악만큼이나 주민들 표정이 밝다. “구청장 바뀔 때마다 신청사 짓는다더니 이순희 구청장이 하네”라는 속닥거림도 들린다.
24일 강북구에 따르면 구는 신청사 건립 부지인 기존 구청 주차장에서 30년간 기다려온 신청사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본격적인 사업 시작을 알리는 ‘신청사 건립 착수 기공식’이다. 이순희 구청장은 “지난해 신청사 주민설명회를 한 뒤 1년만에 철거공사 현장에서 기공식을 하게 됐다”며 “이날이 올 수 있을까 숱하게 마음 졸였는데 지금 이 상황은 기적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북구 옛 청사는 지난 1974년 도봉구가 성북구에서 떨어져 나올 때 지은 건물이다. 1995년 강북구가 분구되면서도 계속 청사로 사용해 왔다. 공무원들은 보건소와 구의회까지 총 6개 건물에 흩어져서 일해야 했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은 ‘1000명 넘는 공무원들이 여기서 일하는 게 맞냐’고 놀라워했고 ‘교도소 장면을 촬영하고 싶다’는 제안이 들어올 때는 참 속상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분구 당시부터 새 집을 지어야 한다며 신청사 건립을 위한 기금을 적립해왔다. 민선 7기까지 총 1650억원을 모았다. 이순희 구청장이 취임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 지난 2024년 말 기준 3432억원까지 불렸다. 1년 반만에 1750억원을 적립한 셈이다.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2024년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했는데 국내·외 133개 업체에서 94개 팀이 참가 등록을 하고 그 중 40개 업체가 18개 작품을 제출했다. 전문가 심사로 당선작을 뽑았는데 주민 설문조사 결과와 정확히 일치했다.
인근 사유지 매입도 술술 풀렸다. 6개 필지에 있는 건물 5개 동을 취득했는데 소유자 17명과 영업자 30명도 신청사 필요성에 공감했다. 실제 집과 가게를 모두 옮겨야 했던 한 주민은 기공식 영상에 등장해 오랜 터전을 떠나는 아쉬움과 함께 강북구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신청사는 수유동 192-59번지 일원에 지하 6층부터 지상 17층까지 연면적 6만8000㎡ 규모로 지어진다. 구 본청과 동주민센터 보건소 구의회 등 주요 행정서비스를 한곳에서 받을 수 있다. 특히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다수 배치된다. 2개 동으로 구성되는 건물 1층 전체는 공원이자 광장 역할을 하게 된다. 왼쪽 건물 지하 1층에는 독서와 휴식을 위한 북라운지가 예정돼 있고 오른편 건물 16층에는 300석 이상 공연장이 들어선다. 17층부터 옥상에서는 북한산을 바라보며 운동과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주민들이 누구보다 신청사를 반긴다. 우리동네 돌봄단 활동을 하고 있는 전예순(67·수유동)씨는 “새 공간에서 활동하고 싶은데 한살이 아쉽다”며 “공연장을 꼭 이용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동네 이웃 강복수(70)씨는 “이 동네에서 계속 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구는 이달부터 본격적인 건축물 해체 공사를 진행 중이다. 완성된 건물은 2028년 말에 만나볼 수 있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주민들이 하나된 마음으로 응원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강북구에 새로운 동력이 될 신청사 시대를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